▲ 현대백화점은 디즈니와 계약을 맺은지 1년 반 정도가 지나는 동안 디즈니스토어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디즈니스토어 1호점인 판교점 오픈 이후 13개월 동안 디즈니스토어는 6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디즈니스토어 판교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그룹이 국내 처음으로 디즈니스토어를 들여온 지 1년이 넘어가면서 계열사들과 협업 성과가 언제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그동안 디즈니스토어 수를 늘리면서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 계열사와 협업한 '콜라보 상품' 출시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디즈니와 협업한 상품을 곧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현대백화점그룹의 일부 주력 계열사와 논의해 만든 새 상품을 내놓고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막바지 조율 작업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백화점과 아울렛,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서만 디즈니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모두 디즈니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현대백화점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디즈니스토어를 국내에 들여올 때부터 리바트, 현대그린푸드, 한섬 등과 협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월 디즈니스토어 국내 운영권 계약 체결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섬,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등 그룹 내 패션·식품·리빙 계열사의 상품 개발 및 제작 역량을 활용해 디즈니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디즈니와 계약 때문에 협업 상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은 인프라를 밑작업을 위해 디즈니스토어 확대에 집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결과물이 없는 것을 보면 일부 계열사와 사이에서는 내부적으로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디즈니는 국내에 디즈니스토어를 선보이면서 현대백화점과 계약을 진행했다. 계열사가 디즈니 협업 상품을 내놓고 싶으면 현대백화점이 나서서 조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소위 ‘교통정리’ 문제가 생긴다. 계열사 사이에서는 간단하지 않은 부분이다.
디즈니 계약을 따온 곳은 현대백화점이고 제품을 개발해 내놓는 곳은 다른 계열사다.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협업 상품이 성공하면 누구의 공으로 인정할지 등을 놓고 상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내부에서 나서서 정리할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계열사 사이의 문제기 때문에 그룹 전략의 최종 결정권자인
정지선 회장이 아니면 중간에서 조율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너가 직접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현대백화점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다른 그룹 회장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지선 회장은 평소 많은 부분을 실무진에게 믿고 맡기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며 “계열사마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는데 정 회장이 먼저 나서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스토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 회장으로서는 디즈니 지적재산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도 클 것으로 보인다.
토탈인테리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패션 계열사 한섬, 매트리스·가구 계열사 지누스, 종합 건자재 계열사 현대L&C 등 계열사 구성을 살펴봤을 때 옷부터 소파, 매트리스, 벽지까지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내놓을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디즈니스토어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디즈니스토어 1호점인 판교점 오픈 이후 13개월 동안 디즈니스토어는 6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판교점 외에도 더현대서울, 김포점, 천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점에서 디즈니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디즈니스토어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며 운영해 왔다”며 “하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계열사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