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에는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해 UI를 개선하고 투자자들이 ‘최고경영자(CEO) 주주서신’과 ‘기업설명회(IR) 일정’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진옥동 회장이 주가부양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쏟은 영향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 주가는 그동안 2019~2020년 사모펀드 유상증자 여파로 유통주식수가 많아 밸류업 열풍에도 제대로 힘을 받지 못했고 진 회장도 이를 의식해 5월 미국 뉴욕 IR에서는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을 비롯해 신한지주 임원진부터 부행장급 임원도 올해 자사주를 연이어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공시대상 임원진이 올해 사들인 자사주만 1만2800주에 이르고 있다.
신한금융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놓은 밸류업 계획도 자사주 소각에 무게가 실렸다.
신한금융 밸류업 계획은 하루 일찍 발표된 우리금융 방안과 큰 틀에서 비슷하다. 달성 시점은 달랐지만 두 금융그룹 모두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보통주 자본비율 13%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여력을 강조했지만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자사주 5천만 주를 사들여 소각하겠다는 점을 내세웠다.
신한금융 밸류업 계획은 시장에서 곧바로 호응을 얻었다.
밸류업 계획이 공시된 26일 신한금융 주가는 6.42% 오르며 같은날 코스피 상승률(0.78%)을 크게 웃돌았고 29일에는 장중 6만4200원까지 올라 2007년 7월25일(6만6200원) 이래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8일 “신한금융 계획은 매우 인상적으로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며 “주식수 축소를 통한 ‘주당 가치 제고’ 중심 경영 천명과 개인투자자 대상 온라인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주주친화적 태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을 토대로 신한금융은 덩치 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9일 시가총액 30조 원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넘기며 코스피시장 10위권을 넘보기도 했다.
▲ 신한과 KB금융의 시가총액 추이. 자료는 한국거래소 자료 갈무리.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금융과 덩치 차이도 크게 줄였다.
두 금융지주 시총 차이는 진 회장 취임 초만 해도 1조5천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사모펀드 보유 주식 오버행(잠재물량) 이슈에 벌어졌고 올해 초 밸류업 열풍이 불 때는 한 때 8조 원대까지도 차이가 났다.
진 회장이 공들인 주주환원이 빛을 보고 있는 셈인데 상반기 호실적에도 KB금융에 1분기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 준 것은 부담으로 여겨진다.
KB금융은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도 연결 기준 2조7815억 원을 거두며 신한(2조7470억)을 제쳤다. 1분기에는 신한이 KB를 3천억 원 가량 앞섰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이 역대급 순이익을 거두며 은행권 순이익 1위에 올랐지만 신한캐피탈과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후퇴와 EZ손해보험 적자 지속 등이 눈에 밟힐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소통하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역대급 주주환원을 담은 밸류업 공시와 안정적 실적, 임원들의 자신감 있는 자사주 매입 행렬이 더해져 최근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며 “기관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 편의성도 높여야 하는 만큼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온라인 설명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