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단기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9월 위기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단기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9월 초 2천억~3천억 원 규모의 단기 자금지원(브릿지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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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9월 위기설’에 시달렸다.
4천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이 9월9일 만기되는데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단기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급한 위기는 벗어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2척의 인도가 지연되면서 무려 1조 원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소난골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가 지연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채권단 지원계획에 없던 추가 유동성 부족은 자체 자금조달로 해결하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입장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의 발목을 잡았던 소난골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 1·2호기를 9월30일까지 인도하기로 소난골 측과 협의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광복절 연휴에 직접 앙골라를 찾아 소난골과 인도일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난골은 당초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잔금 9억9000만 달러를 치르고 6월 말과 7월 말 드릴십 2척을 인도받기로 했다.
그러나 앙골라가 4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을 하는 등 국가적 위기가 닥쳤고 대출 37%에 대해 보증을 서기로 했던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가 보증을 포기하면서 소난골의 드릴십 인도는 무기한 연기됐다.
구멍난 3억7000만 달러에 대한 대출보증에 무역보험공사가 나서기로 하면서 금융당국은 소난골의 자금조달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난골은 스탠다드차타드(SC) 등 글로벌 채권은행에 계약유지(Waiver) 요청을 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가 연장되면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9월 드립실 인도가 마무리되면 1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그러면 당분간은 유동성 압박을 벗어나 정상화 작업에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