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뱅크가 올해 초 인텔 파운드리를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마사요시 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비즈니스포스트] 소프트뱅크가 인텔 반도체 제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돼 지분을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마사요시 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출 확대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인텔과 협력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프트뱅크는 올해 초 인텔의 반도체 제조 사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그러나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인텔이 신규 발행하는 지분 20억 달러(약 2조7920억 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는 전체 지분율의 약 2%에 해당한다.
인텔 파운드리 인수가 무산됐음에도 이번에 대규모 지분 투자에 나서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자금난을 겪는 인텔에 ‘생명줄’을 제공한 셈이라며 미국 트럼프 정부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도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미국 기업인 인텔의 경쟁력을 높여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의존을 낮추는 방향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확보하는 대가로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마사요시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를 미국 인공지능 시장에서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안정적 반도체 공급망이 필수로 꼽히는 만큼 인텔 파운드리 사업 인수를 추진하거나 지분 투자로 협력 강화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프트뱅크는 인텔에 투자해 반도체 설계 및 제조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에 공급망 의존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수 년 전에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를 사들인 데 이어 올해 초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컴퓨터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미국 암페어컴퓨팅을 인수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