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솔루션, 충남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 구성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인프라가 이미 과도하게 설치돼 있어 추가 확장은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20일 발간한 '수요는 줄고, 설비는 남고: 한국 LNG터미널 좌초자산의 경고' 보고서에서 "국내 LNG 터미널 이용률, 좌초자산 규모, 정부 천연가스 수급계획 시나리오를 종합 분석한 결과 국내 LNG 인프라 추가 확장을 멈춰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의 분석 결과를 보면 당진 LNG 터미널 사업만으로도 최대 8770억 원에 이르는 좌초자산 금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전체 LNG 터미널로 넓히면 좌초자산 규모는 최대 12조3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
좌초자산이란 경제적 여건이나 시장 환경 변화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돼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자산을 말한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 에너지 전망 2024와 정부의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근거로 작성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천연가스 수요가 최대 7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 정부도 국내 수요가 2036년까지 16.5%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를 기반으로 정량 분석을 진행한 결과 국내 LNG 터미널 재기화시설 이용률은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30%를 넘지 못할 것으로 파악했다. 당진 LNG 터미널은 이보다 낮은 약 25% 이하일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저조한 이용률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임차 서비스로 일부 용량을 활용하고 있으나 전체의 3~11%에 불과해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향후 탄소중립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것까지 고려하면 2050년에는 이용률이 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도 한국가스공사가 당진 LNG 터미널 확장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13일 한국가스공사는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 사업자로 두산에너빌리티를 선정했다. 사업비 규모는 약 6천억 원이다.
김서윤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LNG 수요가 감소하고 2050년까지 국내 LNG 터미널의 대규모 좌초자산화가 예상되는 만큼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사업을 포함한 신규 확장은 중단돼야 한다"며 "이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중심 인프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