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확장 전략을 추진하며 카카오페이와 자회사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커지며 수익성이 위축된 성적표를 받았다.
2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와 자회사 연계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카카오페이는 올해 2분기 매출 1489억 원, 영업손실 126억 원, 순손실 6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 영업손실은 0.6%, 순손실은 8.6% 늘었다.
매출이 10% 넘게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그만큼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함께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카카오페이 실적을 두고 신 대표가 추진하는 몸집 불리기 전략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앞서 5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만 15세 이상 국민이 1년 동안 하루 1번은 카카오페이에서 금융 니즈를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며 “3년 동안 연간 100억 건을 해결하는 생활금융 해결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간편 결제와 함께 증권, 보험 등 계속해서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며 온오프라인 결제처 확장 등 투자를 이어가는 확장 전략을 강조했다. 충분한 확장을 이룬다면 실적은 그 뒤에 따라온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확장 전략을 사용하며 올해 상반기 매출기여 거래액(Revenue TPV)이 9조9천억 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결제(18%), 금융(23%), 송금 등 기타 서비스(17%) 등의 거래액도 증가했다.
카카오페이가 중국,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 해외결제처를 확장한 결과 해외결제 매출도 90% 늘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가입자 수 4천만 명,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24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사용처도 219만 곳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증가했다.
다만 신 대표의 성장 우선 전략 속에서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의 별도 실적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카카오페이가 하반기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자회사와 연계 상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는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2626억 원, 영업이익 185억 원, 순이익 36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5%, 순이익은 3% 줄었다.
그동안 카카오페이가 거둔 좋은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자회사 투자를 이어갔지만 카카오페이의 실적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서비스 매출이 증가하며 지급수수료가 늘어난 것이 비용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자회사 성과가 개선돼 연간 실적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자회사 실적이 본격화하면 이전까지의 실적 하락세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올해 하반기 사용자 스스로 설계하는 보험, 무사고 보험료 돌려받는 보험 등 차별화한 특징을 가진 보험 상품을 더 많이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객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외여행보험에 특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해외여행객이 주로 찾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점도 연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톡 안에 주식 주문 기능을 탑재하고 전문 주식 투자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주식 거래 창을 구조 개편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상반기 예탁 자산이 2조 원까지 늘었고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고객 활동성도 2.4배, 주식 거래액도 2.7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수익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카카오페이가) 여기서 더 이상 나빠질 것은 없다”며 “카카오페이 주요 영업지표가 분명 개선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증권 시장점유율 확보, 손해보험 1천억 원 증자 등으로 금융 자회사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