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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두산 박정원 후계자는 친동생일까 사촌동생일까, 형제경영 미래는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7-2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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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우리나라에는 형제들끼리 돌아가면서 경영권을 갖는, 소위 ‘형제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몇몇 있다. 형제경영으로 시작했지만 형제들끼리 이권다툼 끝에 그룹이 사분오열된 금호그룹이 있고, 이른바 ‘사촌경영’으로 이름높은 LS그룹도 있다.

그 가운데 두산그룹은 그룹의 재무적 위기와는 별개로 부드럽게 형제경영이 이어져 오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형제경영의 미래를 두고 최근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산이 4대까지 내려오면서 후계 구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두산그룹의 회장은 초대 박두병 회장의 ‘장손’인 박정원 회장이 맡고 있다.

박정원 회장의 아버지 대에는 형제들끼리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지냈다. 하지만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초대 회장의 5남, 박용만 회장의 자식들이 두산그룹에서 분리돼 빠져나갔고,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박정원 회장의 후계구도가 정리가 돼야 하는 시점이 찾아오고 있다.

문제는 박정원 회장을 승계할 가능성이 있는 후계자가 둘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 후보자는 박두병 초대 회장의 3남인 박용성 회장의 아들, 박진원 두산산업차 부회장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박정원 회장의 친동생, 그러니까 박용곤 명예회장의 차남 박지원 두산에너빌리 회장 또한 유력한 승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인 형제경영, 그리고 거기에서 이어지는 사촌경영의 구도에서 본다면 박진원 부회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원 회장이 두산그룹을 승계하면 박용곤 명예회장의 가계에서만 회장이 나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박지원 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한다면 박진원 회장, 그러니까 초대 회장의 3남인 박용성 회장 일가가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룹 내 영향력으로 보면 박지원 회장이 더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지원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재 두산그룹의 총수인 박정원 회장과 맞먹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재로서는 아직 어떤 분쟁의 씨앗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박정원 회장의 나이가 기업 총수로서는 아직 젊은 편이기 때문에 박정원 회장이 좀 더 오래, 장기집권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한 대승적 차원에서 박지원 회장이 승계하는 것에 박진원 부회장이 합의할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형제승계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박진원 회장이 먼저 두산그룹 회장직을 수행한 뒤, 후에 박지원 회장에게 넘겨주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분쟁을 논하기에는 이른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

두산그룹의 형제경영은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이 아니라 상당한 ‘진통’을 겪으며 확립된 시스템이라는 것을 살피면 형제영의 전통을 굳게 지키려는 분위기가 가문 내에 상당히 짙게 형성돼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의 형제경영이 위기에 빠졌던 것은 바로 초대 회장의 2남인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과 그 동생들 이야기다.

두산그룹의 형제경영은 박용곤 전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1996년, 동생인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10년 후인 2005년, 박용곤 명예회장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박용오 전 회장 역시 동생인 박용성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라고 권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용오 회장이 박용곤 명예회장의 말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박용오 회장은 단순히 말로만 반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회장직을 물려받을 두 동생의 비리를 검찰에 고발하는 강수를 뒀다. 내가 두 동생의 비리를 알게됐고, 두 동생은 그 비리를 알게 된 나를 그룹에서 쫓아내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검찰 조사 결과 비리는 사실로 드러났다. 3남인 박용성, 5남인 박용만 형제는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형제경영 원칙을 깨려고 시도한 박용오 회장은 두산 오너일가에서 완전히 제명돼 쫓겨나고 말았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박용오 회장의 아들들 역시 차후 승계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초대 회장의 2남을 건너뛰고 3남인 박용성 회장 일가가 두산그룹 형제경영의 다음 순서로 거론되는 이유 역시 2남인 박용오 전 회장이 승계구도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후 박용성, 박용만 두 형제는 특별사면을 통해 재계에 복귀했다. 결과적으로만 살펴본다면 박용오 전 회장이 그룹에서 쫓겨나는 형태로 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마무리가 된 셈이다.

두산그룹 오너일가에서 제명당한 박용오 회장은 이후 성지건설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재기를 꿈꿨지만,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고 아들의 비리 문제 등도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결국 2009년에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난 두산 오너일가 형제의 난 이후 두산 오너일가의 형제 승계 시스템은 매우 공고해졌다.

3남인 박용성 회장 이후 2009년에는 4남인 박용현 회장이 회장직에, 2012년에는 5남인 박용만 회장이, 그리고 2016년에는 첫째 박용곤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의 회장직을 넘겨받았다. 형제경영 시스템이 반석 위에 오른 셈이다.

커다란 위기를 맞았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어느정도 이제 안정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두산그룹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후계구도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과연 두산그룹의 경영권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과정은 지금까지처럼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또 한차례의 ‘난’이 발생하게 될까?

김동운 동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두산그룹과 4세 경영: 승계 과정 및 의의’라는 논문에서 “승계를 통한 그룹의 영속성 확보는 중요하지만 승계가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어 내실을 갖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두산그룹의 ‘4세 경영’이 한국재벌의 모범 사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 점에 대한 진솔한 자기성찰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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