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배터리 소재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3년 3월27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토리컴 황산니켈공장 준공식'에서 황산니켈 생산공정을 직접 살펴보는 모습. < LS그룹 > |
[비즈니스포스트]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그룹 역량을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집중하며 ‘원료’부터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는 LS그룹 계열사들의 핵심역량인 제련, 소재, 에너지기술이 모두 활용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LS그룹이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다만 포스코, 고려아연 등 경쟁사들도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LS그룹이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이 엘앤에프와 손잡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사업이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구자은 회장의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신사업 확대 전략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은 연초 LS그룹 청사진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 2030은 CFE(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 선도를 위한 신성장 사업과 배·전·반 관련 사업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 203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성장한 자산 50조 원의 글로벌 선도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주사 LS가 엘앤에프와 손잡고 설립하기로 한 합작법인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가칭)은 LS그룹이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핵심 계열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S그룹 계열사인 LS MnM이 황산니켈을 합작법인에 공급하고 엘앤에프가 합작법인으로 전구체를 공급받아 양극재를 생산함으로써 배터리 소재에서 가장 중요한 양극재 후방시장에 LS그룹이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든 화합물로 전구체에 리튬을 더하면 배터리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LS그룹은 황산니켈, 전구체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까지 진출해 배터리 산업에서 ‘원료’부터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S MnM은 이를 위해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에도 투자를 진행한다.
LS MnM은 그동안 축적한 제련기술을 바탕으로 폐배터리 회수율을 극대화해 자체 니켈 사업에서 75%는 제련한 황산니켈을 통해, 25%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최고수준의 제련기술을 활용한 폐배터리 후처리 공정 기술로 원재료 조달 등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는 황산니켈, 전구체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높고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해 갈 것”이라며 “LS그룹의 핵심역량인 제련 및 소재, 에너지 기술에 부합하는 성장 전략이며 분명한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구자은 LS그룹 회장(가운데)이 2023년 3월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외 최신 배터리 산업 트렌드를 직접 살펴보고 있다. < LS그룹 > |
LS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은
구자은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3월27일 LS MnM의 출자사인 '토리컴 황산니켈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생산 현장을 둘러본 뒤 “황산니켈공장 준공은 LS그룹의 미래에 작지만 의미 있는 여정의 첫걸음”이라며 “LS MnM과 토리컴의 성장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해 3월15일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3에 직접 참관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포스코케미칼 등의 부스를 돌아보며 최신 배터리 산업 트렌드를 직접 살펴보며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지주사인 LS가 엘앤에프와 합작법인에 직접투자하는 것도 구 회장이 전구체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LS는 합자법인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의 지분 55%를 1678억 원에 취득한다.
다만 배터리 소재 사업은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비롯해 리튬, 니켈 등을 생산, 판매하는 체제를 구축해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사업에서 4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고려아연 계열사 캠코는 LG화학과 손잡고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2만 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울산 온산산업단지에 건설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 심화로 LS그룹이 배터리소재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상장사인 LS MnM의 상장을 서두를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LS는 2022년 9월 LS MnM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5년 이내(1년 연장 가능)에 상장시킨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S MnM의 LS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실적모멘텀이 강화됐으며 신사업 추진 의사결정도 신속화될 것”이라며 “LS MnM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