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홍근 전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미래 소속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누르고 원내사령탑을 맡게 됐다. '친명계' 후보 3명을 따돌리고 1년 만의 재도전 끝에 당선된 것이다.
박광온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돈봉투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 친명 대 비명 갈등 등 어려움 속에서 총선 승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원내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민주당 내홍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4인 가운데 유일하게 ‘비명계’로 분류된다. 앞서 비명계 이원욱 의원도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지만 후보 마감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비명계 단일화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동반을 내세운 나머지 후보보다 박 원내대표가 당내 균형을 맞추고 통합을 이뤄내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의 연속된 ‘통합’ 메시지 강조 또한 의원들의 신뢰를 얻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후보자 등록 전부터 통합을 내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10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대표와 가까운 생각이 같은 분보다는 약간 결이 다를 수 있지만 통합과 소통의 보완재 역할을 하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당내 갈등을 봉합할 소통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당선 수락연설에서도 “함께 이기는 통합의 길을 가겠다”며 “방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온건중도 성향이라고 평가받는 박 원내대표의 성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과정 내내 온건중도 성향인 자신이야말로 ‘확장적 통합’의 적임자라고 강조해왔다.
당내 평가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박 원내대표는 온건 성향으로 계파를 불문하고 당 내부 구성원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박 원내대표는 ‘친명계’가 주축인 지도부에서 계파 균형을 잡고 ‘비명계’와 ‘친명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친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 특히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의 반발 여론이 높다는 점은 박 원내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박광온 원내대표가 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민낯을 볼 수 있었다며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민주당 당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또한 박 원내대표가 해결해야할 가장 큰 숙제다. 현역 의원들까지 의혹에 연루돼 있어 박 원내대표로서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끝장 토론 의원총회’를 열고 빠른 쇄신방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를 빨리 열어 지혜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밤을 새워서라도 의원 한 분 한 분 의견을 다 듣고 존중하고 총의를 모으는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당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할 것인가 태도 문제에 상당히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내 사령탑으로서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 사이의 대치도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이 전날 이른바 ‘쌍특검’으로 불리는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고 간호법 제정안 통과, 방송법 개정안 직회부 등을 강행 처리하면서 여야 갈등이 더욱 깊어질 공산이 커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쌍특검’ 표결에 반대해 퇴장하면서 “정치 정략적 목적으로 입법 폭주하고 있는데 국민께 이를 제대로 알리고 할 수 있는 다음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쟁점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강대강 대결 양상 속에서 민주당에 이득이 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야당’ 노선은 박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다운 가치와 담대한 정치로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는 사람이 없다”며 "독선과 독단과 독주의 국정 운영을 폐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1957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1984년 MBC에 입사해 언론인 생활을 시작한 뒤로 도쿄특파원, 국제부장, 보도국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하고 2011년 퇴사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고 제18대 대통령선거 때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정계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 제19대 대선 때도 문재인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당선에 기여했다.
국회에는 2014년 김진표 국회의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수원정 지역구가 공석이 되자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을 받고 출마해 보궐선거에 당선되며 등원했다.
이후 20대, 21대 총선까지 3선에 성공했으며 문재인 전 대표 체제에서 비서실장을,
이낙연 전 대표 체제에서는 사무총장을 맡아 친문·친낙계로 분류된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