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공개돼 윤석열정부와 대립구도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문재인입니다'에 나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 <전주 국제영화제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시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다.
묘하게 시기가 맞물린 데다 신구정권이 서로를 겨냥한 발언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당분간 대립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
문재인입니다' 상영관 확보를 위한 펀딩 모금액이 마감을 8시간여 앞둔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13억5천만 원을 넘었다.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후원이 쏟아지면서 목표금액 3천만 원보다 40배 이상 많은 돈이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 '
문재인입니다'는 29일과 30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으로 첫 선을 보이며 5월11일 정식개봉한다. 제작팀은 후원금으로 대형 멀티플렉스 등 전국 극장에 상영관을 확보해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 '
문재인입니다'를 보게 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영화는 문 전 대통령이 경남 평산 사저에서 보내는 시간과
문재인정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던 인사들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영화를 만든 이창재 감독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치드라마가 아니고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면모를 통해 미국 영화 ‘링컨’처럼 ‘인간
문재인’을 깊이 이해하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일부 공개된 영상에는 문 전 대통령이 한 낮에 누워서 쉬는 모습이나 김경숙 여사와 함께 텃밭에서 도라지와 꽃을 심는 장면 등 정치와 아무 관련 없는 ‘자연인
문재인’이 담겼다.
그러나 전날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5년간 이룬 성취, 제가 이룬 성취라기보다 국민들이 대한민국이 함께 성취한 것인데 그것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14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도 퇴임 뒤 잊혀지고 싶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 의미를 설명하며
윤석열정부가 자신을 정치에 소환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자연인으로서
문재인은 잊혀질 수 없겠지만 현실정치 영역에서는 잊혀지고 싶다는 뜻에서 말했던 것”이라며 “저를 현실정치에 끊임없이 소환할수록 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전 대통령의 영상 속 발언이 알려지자 여권 인사들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
문재인 정부 5년간 도대체 무슨 성취를 이뤘다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5년 간 이룬 성취가 무너졌다’는 발언에 “고민정, 김의겸 의원에게 (
문재인정부의 성과를)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다만 문 전 대통령 영화 개봉이 친민주당 성향의 지지층에게 응원을 받겠지만 민주당이 중도층을 확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구정권 대립구도를 강화하는 것이 민주당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태곤 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당이 안 좋은 상황에서 야당은 과감하게 중도층을 치고 들어가는 전략을 써야 된다”며 “당 밖의 이러한 움직임들이 중도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날 공간을 막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 전 대통령은 영화와 별개로 ‘책방지기’로도 행보를 이어간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 근처에 짓고 있는 ‘동네 책방’은 최근 공사를 완료하고 양산시로부터 사용승인을 얻어 5월 안에 개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의 활동이 이어지는 데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직접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만큼 신구정권의 대립구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치적) 쇼를 위한 정상회담은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18년 판문점에서 열었던 남북정상회담을 ‘쇼’에 빗대 평가절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
문재인정부에서 국가채무가 400조 원 급증했다”라거나 “정부 당국이 어느 순간부터 (마약문제를) 방치해 마약이 국민의 건강과 정신을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파괴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문재인정부를 향한 공세를 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정부 때리기로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