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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단통법 폐지 첫날 신도림 테크노마트 가보니, 통신3사 지원금 경쟁 '폭풍 전 고요'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07-23 15: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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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단통법 폐지 첫날 신도림 테크노마트 가보니, 통신3사 지원금 경쟁 '폭풍 전 고요'
▲ 23일 단통법 폐지 이후 첫 영업일을 맞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상가에서 소비자들이 새 휴대전화 개통을 상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지난 22일 약 11년 만에 폐지됐다. 하지만 이른바 ‘휴대폰 성지(단통법을 피해 휴대전화 공시지원금 이상 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장을 뜻하는 은어)’로 불리는 유통 현장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단통법 폐지 이전부터 이미 치열한 보조금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에 큰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의 판매 호조와 더불어 오는 9월 애플 아이폰17 출시와 함께 번호이동이 활발해질 경우, 이동통신 3사가 신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 지원금 경쟁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수도권의 대표적 휴대전화 집단판매 상가인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찾았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단통법 폐지 당일인 22일이 정기 휴무일이었던 탓에 이날이 사실상 단통법 폐지 이후 첫 영업일이다.

영업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30분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까지 매장마다 상담을 받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매장을 찾는 방문객 수는 더 늘었고, 일부 매장에선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 실물을 진열대에 올려두고 직접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지원금 상한을 제한하던 단통법은 사라졌지만,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서울 목동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50대 A씨는 “아들 폰은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고, 아내 폰은 기기변경을 했다”며 “차비(즉시 현금지급)나 눈에 띄는 지원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9만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 쓰다가 나중에 바꾸는 조건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기기 변경은 제휴카드 할인으로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졌지만, 어떤 방식으로 보조금이 들어간 건진 잘 모르겠다”며 “기대하고 왔는데 단통법 폐지를 체감하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와 함께 매장을 찾은 20대 B씨도 “갤럭시S25 울트라 모델을 알아보러 왔는데, 보조금이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며 “단통법이 폐지됐다고 해서 가격이 많이 싸졌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시세보다 비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10대 자녀 휴대전화를 바꾸기 위해 매장을 찾은 40대 C씨는 “생각보다 지원금이 적었다”며 “총 비용을 따져보니 차라리 휴대폰을 따로 구매해서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아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판매점주들은 단통법 폐지 후 이동통신사의 지원금엔 큰 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단통법 폐지 이전부터 각 통신사 판매점들이 이미 보조금을 지급해왔고,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경쟁사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사실상 법률이 폐지되기 전부터 효력을 잃은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한 휴대전화 판매점주는 “공시 지원금이 폐지된 게 아니라 명칭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 변화는 거의 없다”며 “오늘은 문의가 많았지만 실제 개통 건수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이미 보조금 대란 때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가입자를 확보했다”며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큰 폭의 가격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이동통신 유통 시장 분위기를 ‘폭풍전 고요’ 상황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이 25일 정식 출시되고, 9월엔 아이폰17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신규 번호이동이 활발해지면서 통신 3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갤럭시Z7 시리즈 사전 판매에서 104만 대가 예약되며 높은 인기를 끌었고, 정식 출시 후에도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현장] 단통법 폐지 첫날 신도림 테크노마트 가보니, 통신3사 지원금 경쟁 '폭풍 전 고요'
▲ 23일 오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상가는 다소 한가한 모습이었으나, 오후 들면서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또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후 잃어버린 가입자 회복을 위해 마케팅에 본격 나설 경우, 통신 3사 간 보조금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83만 명이 넘는 가입자 이탈을 겪으며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단통법 폐지에도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4년 단통법 도입 당시보다 단말기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가입자들이 월 10만 원 수준의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는 이상 단말기 출고가에 상응하는 높은 지원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책 강화와 정보보호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통제로 마케팅 경쟁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통법 규제가 해소되면서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존재하지만, 높아진 단말기 가격으로 공짜폰 제공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며, 여전히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사후 감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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