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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세법 개정 앞두고 '감액배당' 예고, 김병훈 세금없이 435억 챙긴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7-22 15: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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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세법 개정 앞두고 '감액배당' 예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912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병훈</a> 세금없이 435억 챙긴다
▲ 에이피알이 감액배당을 예고하며 최대주주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대규모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김병훈 대표가 2024년 2월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에이피알>
[비즈니스포스트] 에이피알이 창사 이래 첫 현금배당을 예고하며 주주환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번 배당은 자본준비금을 활용한 ‘감액배당’ 방식으로, 주주들이 소득세 없이 배당금을 100% 수령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감세 효과가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내년도 세법 개정을 통해 최대주주 감액배당 과세를 사실상 예고한 가운데 “정책 시행 직전 마지막 절세 기회”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이 올해 창사 이래 첫 대규모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343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린 뒤,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을 시행하게 된다.

이번 배당의 핵심은 ‘세금 없는 배당금’이다. 감액배당은 회삿돈이 아닌 주주의 납입자본금을 되돌려주는 구조로 간주된다. 이에 일반 배당처럼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금 전액을 온전히 수령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에이피알은 자사주를 제외한 총 발행주식 수 3684만 주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 시 1주당 3645원의 현금 배당이 가능하다. 최근 주가 17만 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배당수익률은 약 2.1% 수준으로 코스피 평균(2~3%)에 근접한다. 다만 감액배당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실질 수익률 면에서는 일반 고배당주보다 훨씬 유리하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은 최근 몇 년 새 코스피 상장사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치른 12월 결산 법인 중 '감액배당'을 안건으로 결의한 회사는 모두 124곳이다. 지난해보다 6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감액배당은 배당 여력을 키우는 동시에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기업가치 상승효과까지 더해지며 최근 ‘절세형 주주환원’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 도입한 기업들 가운데 단기간 내 주가 반등을 이끌어낸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리츠금융지주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6천억 원, 2023년 2조1500억 원 등 총 2조7500억 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과 2025년 두 해에 걸쳐 6890억 원의 감액배당을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은 세금 한 푼 없이 3626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주가 역시 감액배당 발표 및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5월29일, 지난 거래일보다 4.2%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에이피알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감액배당을 공시한 당일 주가는 전일보다 3.42% 올랐고, 다음 거래일에도 4.75% 상승하며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고성장 실적과 주주환원 강화 기조에 주목하며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를 18만~20만 원대로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에이피알 세법 개정 앞두고 '감액배당' 예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912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병훈</a> 세금없이 435억 챙긴다
▲ 에이피알의 주가가 배당 정책 및 실적 성장에 힘입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에이피알> 

일각에서는 이번 감액배당이 세법 개정 전 ‘선제적 절세 수단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법상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아 실질적인 혜택이 최대주주와 고액 투자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이번 배당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는 단연 김병훈 대표가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김 대표의 지분율은 31.91%로 1195만3660주를 보유하고 있다. 1주당 3645원의 배당이 이뤄질 경우 세금 없이 현금으로 수령하는 금액만 435억 원에 이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합법적 절세’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정책 시계에서는 민감한 지점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코스피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감액배당이 빠르게 확산되자 정부와 국회도 제도 악용 우려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감액배당 ‘핀셋 과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국회에서도 상법과 세법을 아우르는 제도적 보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는 일반배당과 경제적 실질이 다르지 않으므로 경제활동을 왜곡하고 과세 회피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과세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물론 에이피알이 그동안 보여 온 ‘주주친화적’ 행보도 간과할 수는 없다. 꾸준한 환원 정책과 배당 준비 과정을 감안하면, 이번 감액배당 역시 그 연장선으로 해석할 여지도 존재한다.

실제 에이피알은 순이익의 25%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활용하겠다는 3개년 환원 계획을 내세우며 시장과의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 3월에는 분기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을 마쳤고 중간배당 기준일도 7월28일로 확정했다.

아직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조차 중간배당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에이피알의 선제적 행보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에이피알의 주주환원 행보는 주가 흐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에이피알 주가는 올해 초 5만 원대에서 시작해 7월 들어 17만 원까지 치솟으며 세 배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준비금 전입과 감액배당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일반 투자자와 대주주 사이의 과세 형평성 논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이와 관련한 제도 개선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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