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너스를 포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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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
IBM은 31일(현지시각) 공시를 통해 로메티 CEO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2013년 보너스 최대 400만 달러(약 43억원)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150만 달러(16억원)이며, CEO가 된 지난 2012년에는 보너스로 390만 달러(약 42억원)을 받은 바 있다.
IBM은 이날 4분기 매출이 27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3억 달러보다 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282억 5,0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이로써 IBM의 매출은 7분기 연속 감소했다. 순이익은 6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지만, 매출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데 대해 시장은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IBM의 2013년 전체 매출은 998억 달러로, 2012년(1045억 달러)에 비교해 4.6%가 떨어졌다. 연간 수익은 16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가 하락했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로메티 CEO의 보너스 포기와 관련해 "정보통신(IT) 분야의 CEO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IBM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IBM의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하드웨어 부문의 매출 하락이다. 하드웨어 분야인 시스템 및 테크놀로지 사업부는 4분기 43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연간 매출은 144억 달러로, 2012년 대비 18.7% 떨어졌다.
반면에 IBM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등의 사업 분야에서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로메티 CEO는 조만간 부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이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메티 CEO는 슈퍼컴퓨터 ‘왓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왓슨은 암 치료나 금융상품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지만 그동안 왓슨이 창출한 매출은 1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로메티 CEO는 “왓슨은 인공지능 컴퓨터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고 확신한다.
로메티 CEO는 지난 1981년 IBM에 시스템 엔지니어로 입사해 2009년 판매·마케팅·전략 담당 부사장직에 취임했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을 지휘해 왔다. 그는 지난 2012년 100년 IBM 역사상 첫 여성 CEO에 올랐다. 같은해 9월부터는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