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국제강이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 인적분할 안건 처리를 앞두고 있는데 3월 정기 주총에서 나타나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 등 동국제강 최대주주측 지분이 20%대 중반에 불과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태도에 따라 두 핵심 안건 통과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 경영 일선 복귀와 인적분할 등을 놓고 3월 정기주총에서 나타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24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소액주주를 위한 장기적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그동안 동국제강 주총에선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동국제강 경영 현황과 비전 등을 주로 발표했다.
다만 올해 정기 주총은 인적분할과 장세욱 회장 사내 이사 안건을 처리하는 5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총은 장세욱 부회장이 의장으로 직접 주재하고 있어 구체적 발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안건이 없지만 이사회 보수 한도 등의 문제를 놓고는 국민연금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나온다.
동국제강은 올해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100억 원으로 설정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의결권 자문기관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했다. 오너 일가가 다른 임원들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수령했으며 이사회가 독립적 보수심의 기구를 두지 않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꼽았다.
등기이사인 장세욱 부회장은 2022년 약 50억 원을 보수로 받았다. 같은 기간 국내 최대 철강회사인 포스코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이끄는 최정우 회장이 28억9300만 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더욱이 미등기이사인 장 부회장의 형 장세주 회장의 경우 2022년 58억4천만 원을 받았다.
국민연금도 2021년 정기주총에서도 당시 이사 보수한도 100억 원을 놓고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회사의 규모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반대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등 주요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면 이는 5월 임시주총의 소액주주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동국제강은 최대주주인 장 회장을 비롯한 특별관계인 지분이 26.24%에 그친다.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표심에 따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과 장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가 좌우될 수 있다.
동국제강은 21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인적분할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5월12일이며 회사 분할의 경우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필요하다.
동국제강도 증권신고서에서 “장세주와 특수관계인은 발행주식 총수 기준 26.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시점으로 주주총회에서 분할안건 통과 여부는 할 수 없다”며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분할이 무산되면 분할회사의 경영 안정성 및 대외 신인도가 하락해 분할회사의 경영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8.71%)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35%를 웃도는 수준으로 발행주식 총수인 3분의 1이상이라는 기준을 넘길 수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면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보통결의 안건인 만큼 의사 정족수를 만족하는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국민연금이 최근 의결권 강화 기조를 보이고 있어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연금은 2022년에도 장세욱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독의 의무를 소홀했다며 반대의견을 낸 바 있다.
더구나 동국제강이 인적분할 과정에서 냉연과 열연 사업을 분리한 것과 관련해서 증권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나온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 지주사 전환이 신사업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8년 동안 한 조직에 있으며 융화됐던 열연과 냉연부문을 따로 분할하는 것이 1개 사업회사(철강부문)로 분할하는 것과 비교해 어떤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