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 1월12일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생존자와 유가족이 한 진술인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태원참사 생존자가 참사발생 이후 정부 고위 관료들의 발언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태원참사 생존자 김초롱씨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공청회에서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며 “예전에 비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을 (희생자들이) 놀러갔다 죽은 사람들이라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도 비판했다.
그는 “몇 주 전 고등학교 생존자가 스스로 세상에 작별을 고했을 때 저는 스스로 잡고 있던 끈을 놓칠 뻔했다”며 “(한 총리의) 스스로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신치료 체계에 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 씨는 “참사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이를 담당하는 트라우마 센터 내의 전문가 배치가 아쉬웠다”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원했던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지만 더 큰 슬픔을 겪는 유족분들이나 중증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들은 전혀 알 수 없고 도움 받을 수 없는 체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생존자는 정부가 유가족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은 것이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
참사로 약혼자를 잃었다고 밝힌 생존자는 “지금도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며 “(약혼자 가족과) 희생자를 잃었다는 슬픔을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슬픔을 공유하고 위로하기 위해 유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지만 정부는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았다”며 “이것 또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다른 유족들로부터 현장의 참혹함과 희생자들을 찾는 과정에서 겪은 정부의 부실대응에 관한 진술이 이어졌다.
이날 공청회에는 유가족 8명, 생존자 2명, 지역상인 1명 등 모두 11명이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신분 비공개를 요청한 진술인들은 별도의 가림막 뒤에서 진술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공청회 일정을 마치고 난 뒤 그동안 활동 내용을 토대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