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생산시설을 마련해 중동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생산공장을 지어 동남아시장 공략을 강화했는데 올해 중동까지 신흥시장을 확장해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일부 만회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을 대체할 신흥 시장 개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올해 판매 확대를 위해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곳으로 중동지역이 꼽힌다.현대차는 사우디라아비아와 업무협약을 통해 현지에 반조립(CKD)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1일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와 현지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에서 반조립 제품을 수입해 반조립공장에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전기차시장으로서 성장성이 충분히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정 회장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이뿐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에 수소전기트럭 3대 공급을 시작으로 중동지역에서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5월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해 중국에서 대전환을 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하지만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중국시장에서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현대차그룹의 누적 시장점유율은 1.3%에 그친다. 2021년 같은 기간(점유율 2%)과 비교해 0.7%포인트 더 쪼그라들었다.
중국 전기차시장은 이미 성숙한 수준으로 현지 업체와 수입차 브랜드 사이 경쟁이 치열한 만큼 현대차그룹이 2016년 당시 10%에 이르렀던 현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지역은 현대차그룹에게 매력적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자동차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피치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동차시장 규모는 2020년 44만3825대에서 2025년에는 61만6250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년 만에 40%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30년가지 수도인 리야드 내 운행차량의 30%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뿐 아니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친환경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기대를 걸 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모하메드 왕세자가 재계 총수들과 면담할 때 참석해 미래사업 구상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토요타가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C-HR, 코롤라 하이브리드 등을 내놨지만 순수 전기차는 아직까지 출시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에서도 국가 차원의 친환경차 수요 확대를 위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동지역 잠재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정부 차원의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32%씩 친환경차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랍에미리트 연방 가운데 두바이 지역에서는 2027년까지 운행되고 있는 전체 택시를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를 포함해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반조립공장을 설립해 본격적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산유국으로 대표되는 중동에서 오히려 친환경차 판매 확대 정책을 펴면서 시장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