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윤석열정부의 초대 국무조정실장 물망에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윤 행장이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부 요직을 거치며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국제기구에서도 몸담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행장이 문재인정부에서 주요 경제정책을 주도한 인물이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 일하기 적합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임명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 행장이
윤석열정부에서 다시 중용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윤 행장은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인물이기 때문에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물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 행장이 거시경제와 실물·금융정책 등을 다양하게 경험한 경제관료 출신 전문가라는 점을 높게 평가받으면서 새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윤 행장이 문재인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 때에도 청와대에서 근무해 특정한 정치색채를 띄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윤 행장은 이명박정부 때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일할 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손발을 맞추며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주도해 2009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다.
윤증현 장관은 윤 행장을 두고 “공직자로 자질과 함께 이론의 깊이가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을 후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게다가 윤 행장은 노무현정부 때
한덕수 국무총리와도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데 이번 인선에 이 점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윤 행장은 재정경제부에서 일할 때 2004년 청와대 경제보좌관실에 파견됐고 당시 국무조정실장이던 한 총리와 함께 일했다.
윤 행장이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취임한다면
한덕수 국무총리를 보좌하며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무회의 안건을 상정하는 일을 맡게 된다.
국무조정실장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거쳐 갔던 요직이다.
윤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면 IBK기업은행으로서는 위상이 높아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IBK기업은행의 전임 행장들은 내부출신 인사들로 행장 퇴임 이후에 정부 요직으로 간 사례는 윤 행장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윤 행장의 임명과 관련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국무조정실장 임명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반대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무조정실장은 정부 각 부처 정책을 통할하는 자리인데 결국 문재인 정부 정책을 옹호, 동조, 비호한 사람의 행태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며 “정무직 자리인 만큼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맞는 정부에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자 윤 대통령도 국무조정실장 임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행장은 1960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를 거쳤다.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명박정부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이코노미스트, 선임자문관, 상임이사로 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내 글로벌 경제감각을 갖추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근무했으며 2020년부터 IBK기업은행 은행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