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는 온라인사업으로 회사의 무게 추를 이동하기 위해 온라인몰의 ‘집객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일 롯데하이마트의 최근 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부진하다.
매출은 네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1분기 매출은 8412억 원인데 이는 최근 5년 내 최저치다.
손익도 좋지 않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82억 원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적자다.
롯데하이마트는 1분기 적자의 이유를 놓고 “고마진 대형가전의 판매 비중 축소 및 저마진 IT가전 매출 비중 증가로 매출총이익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망도 밝은 편은 아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전 수요 사이클이 정점을 지나면서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애초 예상보다 실적 부진폭이 크다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다”고 바라봤다.
롯데하이마트가 부진한 배경에는 가전을 구매하는 채널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가전시장의 규모는 2017년 43조8천억 원에서 2021년 51조7천억 원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가전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롯데하이마트에게 우호적 영업환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은 국내 가전시장의 성장 곡선과 일치하지 않는다. 가전을 구매하는 고객층이 오프라인을 통한 구입보다 온라인을 통한 구입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만 해도 온라인으로 가전을 구매하는 고객 비중은 3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기준으로 온라인 가전 판매 비중은 61%까지 확대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전국에 매장 422곳을 보유한 롯데하이마트로서는 온라인 판매 비중의 증가가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는 고객들이 감소하면 롯데하이마트 실적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최근 5년 동안 정체하거나 후퇴했다.
사실 롯데하이마트는 이런 흐름을 일찍부터 인지하고 온라인 판매를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황영근 대표는 2020년 8월 롯데하이마트 수장으로 취임한 뒤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해 롯데하이마트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2시간 퀵배송’의 제공 권역을 충청과 경북 등으로 확대했다.
2시간 퀵배송 서비스는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에서 중소형 가전을 주문하면 2시간 안에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실제로 이 서비스는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고객 수 증가에 기여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2017년 7%에서 지난해 19%까지 확대된 것은 모두 이러한 노력들 덕분이다.
하지만 해마다 20~2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가전 판매시장을 놓고 볼 때 롯데하이마트가 온라인 채널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존재한다.
소비자 10명 중 6명이 온라인으로 가전을 구매하는데 롯데하이마트는 전체 매출의 20%만 온라인에서 내고 있다는 점은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롯데하이마트 분석리포트를 통해 “실적개선이 요원하지 않고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 매력도는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며 “롯데하이마트는 혁신이 필요한 시점으로 지금이라도 성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황영근 대표는 온라인 전략을 놓고 결국 고객을 얼마나 모으느냐에 성과가 달려 있다고 보고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황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몰에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상품군을 갖추며 고객 모으기에 나선 상황이다. 가전제품뿐 아니라 가구와 레저 등 가전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고객이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에 접속해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데도 집중한다. 고객들과 소통하거나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하이마트는 고객들이 주거공간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하이홈스’를 온라인몰에서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이 신혼집이나 홈오피스와 같은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살펴보며 자연스럽게 온라인몰에 접속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지난해 10월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는 트렌드를 포착해 고객들을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에 모으겠다는 것이다.
MZ세대를 노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콘텐츠커머스’ 또한 강화하고 있다.
황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4월부터 ‘제 MBTI는 LOVE입니다만’이라는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이 웹드라마는 프롤로그와 1회의 조회수가 평균 10만 회에 이를 정도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회사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 트렌드를 감안해 온라인사업에도 계속 집중하고 있다”며 “온라인 전용 상품과 소통, 참여형 콘텐츠 강화 등의 다양한 전략으로 실적개선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