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와 메타버스 사이 시너지 확대를 모색한다.

유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뒷받침 아래 인공지능 비서뿐 아니라 돌봄 서비스, 인공지능 반도체 등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정보통신기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이날 AI 시범서비스 에이닷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메타버스 생태계인 '아이버스'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나온다. 

에이닷은 유 사장이 올해 상반기 중에 선보인다고 예고했던 ‘AI에이전트(비서)’ 서비스다. 사람처럼 감성적 대화도 가능하다.

에이닷 앱을 설치한 고객은 각자 개성을 반영해 AI캐릭터를 꾸밀 수 있고 이 캐릭터와 음성대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앱과 연동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수백만 파라미터(매개변수)로 거대언어모델 GPT-3을 자체 개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에이닷을 개발했다.

거대언어모델은 지속적으로 학습이 필요한 만큼 SK텔레콤은 에이닷의 시범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대화를 확장함으로써 인공지능사업 역량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에이닷은 앱 형태로 서비스돼 인공지능스피커나 스마트폰 기기의 AI에이전트보다 활용도가 클 것으로 평가된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스피커 ‘누구’의 ‘아리아’, 구글의 인공지능스피커 ‘오케이구글’과 같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발화어 없이도 즉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또 스마트폰 기기에서 제공하는 AI에이전트 ‘시리’, ‘빅스비’가 음성인식서비스만 제공하는 것과 달리 에이닷은 눈으로 볼 수 있는 AI캐릭터를 적용함으로써 친밀감을 활용한 감성적 요소도 차별적 요소로 꼽힌다.

정보통신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에이닷에서 AI캐릭터를 선보인 것을 놓고 향후 출시할 아이버스에서 고객이 아바타 활용에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하려는 포석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유 사장은 메타버스플랫폼 이프랜드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인공지능 역량을 더해 아이버스사업모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7월 출시한 메타버스플랫폼 이프랜드는 올해 3월 기준 월간 실사용자수(MAU)가 135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조만간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을 도입해 개인이 이프랜드에서 활용 가능한 소품, 아바타, 의상, 공간 등을 제작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하는 등 경제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이프랜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 사장은 연내 글로벌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이프랜드를 80여개 국에 진출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을 정도로 이프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감성적 대화와 다양한 서비스 연동이 가능한 에이닷을 연계하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메타버스 생태계 '아이버스'뿐 아니라 돌봄 서비스 등으로 성장동력 마련에 힘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성장성 높은 플랫폼 자회사가 2021년 11월 SK스퀘어 아래로 옮겨간 만큼 기존 통신사업 이외의 새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 사장은 올해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무선통신사업을 기반으로 AI서비스컴퍼니로 진화하겠다”고 밝히며 인공지능 분야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SK텔레콤은 지금껏 인공지능 사업을 꾸준히 펼쳤지만 인공지능스피커 누구를 제외한 AI반도체, 초거대인공지능모델 등의 영역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2월 SK텔레콤 회장까지 맡으며 인공지능 사업 확장에 힘이 더욱 실리게 됐다.

최 회장은 2월21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인공지능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혁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글을 남겼다.

오너가 직접 AI사업분야를 챙기기로 한 만큼 정보통신기술업계에서는 향후 SK텔레콤이 인공지능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수합병(M&A) 또는 대규모 지분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유 사장 역시 SK텔레콤의 앞으로 성장을 위해 인공지능 등 기술관련회사의 전략적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놓았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