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1월3일 신년사에서 “신한만의 고객 경험을 만들고 그룹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해 빅테크나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자”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
[비즈니스포스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그리는 미래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
신한금융그룹은 핀테크와 IT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 확대에 맞서기 위해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데 모바일 플랫폼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가전과 플랫폼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찾고 있다.
3일 신한은행은 KT와 손잡고 TV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홈브랜치’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홈브랜치 서비스의 핵심은 두 가지다.
매개체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전제품 TV라는 점과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음성인식 기능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한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홈브랜치 서비스가 도입되면 KT의 인터넷TV(IPTV) ‘올레tv’ 고객은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향해 ‘신한은행’이라고 음성 명령어를 내리는 방식으로 신한은행 채널에 들어갈 수 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TV라는 매개체가 금융 서비스 제공에서 모바일 플랫폼처럼 핵심 플랫폼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TV는 가족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등 공용 플랫폼으로 보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음성인식 기술만 해도 아직은 지문인식이나 얼굴인식처럼 미세하게 인식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당장은 TV와 음성인식 기술로 기본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신한은행의 사업 추진은 그동안 모바일 플랫폼에만 쏠려 있던 금융권의 디지털 강화 전략에서 길이 다르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사업을 두고 남들은 하지 않은 과감한 시도가 미래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만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 회장은 누구보다 실패의 가치를 높이 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바라본다.
임직원들에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접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취임 직후 했던 약속도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디지털 전략에서도 마찬가지다.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관련 예산 책정에서 조 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디지털에만 약 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사실상 다양한 실험을 통해 미래 디지털 생태계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열린 판교 디지털플랫폼 연구소 개소식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을 즐기며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한 뒤로 지금까지 쉬지 않고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고 있으며 디지털 생태계 조성과 확장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 조성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말하고 디지털 생태계 확장은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신한금융그룹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느냐를 중점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