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021년 3월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제20회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
[비즈니스포스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주가도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3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에 있는 신한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올해 주총장을 향하는
조용병 회장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틈날 때마다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실적부터 주가까지 어느 것 하나 이런 수식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순이익 1위 자리를 되찾는 데 실패했다. 심지어 지난해에 은행 부문에서는 하나은행에 순이익 순위가 밀리기도 했다.
주가에서도 만족스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주가가 23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4일 뒤로 43.9% 상승한 반면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25.8%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7.5%,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58.7% 올랐다.
이번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 실적과 주가를 놓고 주주들의 다양한 요구가 쏟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조 회장은 주주들의 불만을 달랠 만한 방안을 여러모로 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실적과 관련해서 비은행 강화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한 신한라이프가 출범했고 올해 1월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대체운용 통합으로 신한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갖췄다.
주가 관련해서는 자사주 소각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해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개인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기도 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조 회장으로서는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KB금융지주가 최근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한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신한금융지주도 자사주 소각에 대해 열린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태경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월9일 열린 2021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은 올해도 정례화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자사주 소각 부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를 실행할 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금융당국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부정적 의견을 받았던 만큼 금융당국을 설득해 내기 위해 애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애초 신한금융지주의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자본의 여유분이 더 필요하다고 권고하거나 충당금을 더 쌓을 것을 주문하는 등 우회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한금융지주가 이런 금융당국의 권고를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자사주 소각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설득작업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