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전날 진행한 온라인 미디어기자간담회에서도 GV60을 ‘운전자를 알아보는 차’, ‘처음부터 교감을 콘셉트로 개발한 차’라고 소개하며 무엇보다 차량이 운전자와 직접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동안 신형 전기차가 소개될 때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빠른 가속성능, 전용 전기차 특유의 넓은 실내공간 등이 강조되던 것과 사뭇 달랐다.
현대차는 GV60의 교감기능으로 차량 스스로 운전자 얼굴을 인식해 문을 여는 ‘페이스커넥트’, 돌아가는 공 모형의 변속기 ‘크리스털스피어’ 등을 꼽았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페이스커넥트 기술을 시연했는데 GV60은 B필러(1열과 2열 사이 기둥)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즉각적으로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1초 만에 문을 열었다.
크리스털스피어 역시 부드럽게 회전하며 차량의 주행가능 여부를 직관적으로 알려줬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정숙성이 뛰어나 시동이 걸려도 이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데 크리스털스피어는 평상시에는 무드등 역할을 하고 시동이 걸리면 변속기로 변한다.
이밖에 자연어 기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키기술 등도 운전자와 교감을 높이는 GV60의 새로운 기술로 소개됐다.
장 사장이 운전자와 차량의 상호교감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은 GV60의 슬로건에서도 잘 나타난다. 장 사장은 GV60의 슬로건을 ‘당신과 교감을 위해(Plug into your senses)’로 정했다.
장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현대차 대표에 오른 뒤에도 그대로 제네시스본부장을 유지해 현재 제네시스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고급전기차의 새 기준으로 교감을 제시한 셈인데 앞으로도 지속해서 교감하는 브랜드로 제네시스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급전기차에는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이 선제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자와 교감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신기술의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자율주행시대가 오면 운전자가 운전에서 해방되면서 운전자의 개별 수요를 파악해 차별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동차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글로벌 여러 완성차업체들이 표정인식 시스템, 심박 측정센서 등을 통해 운전자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공조장치나 조명, 시트 배치 등을 제어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GV60은 장 사장이 9월 초 제네시스 전동화 전환전략인 ‘퓨처링 제네시스’를 발표한 뒤 처음으로 출시하는 모델인 만큼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최적일 수 있다.
▲ 제네시스 'GV60'.
퓨처링 제네시스는 2035년 제네시스 브랜드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순수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장 사장과 함께 퓨처링 제네시스 발표에 참여한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CCO(최고창의력책임자) 겸 제네시스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고객의 감각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제네시스 전동화 차량은 고객과 교감을 강화하기 위한 완벽한 제품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GV60의 기술적 역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이름 체계를 따르면서도 별도의 전기차 구분을 하지 않는 원칙에 맞춰 차이름을 GV60로 결정했다”며 “여기에는 ‘상호교감하는 고급브랜드 라인업’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전동화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자신감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30일 제네시스월드와이드 유튜브채널과 네이버TV 등 온라인을 통해 GV60의 디자인철학과 주요 상품성을 소개하는 ‘GV60 디지털 월드프리미어’ 영상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10월6일 GV60의 국내계약을 시작한다. 글로벌 출시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