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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비정규직 파업 예고, 채희봉 정규직 전환 놓고 여전히 평행선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1-08-05 16: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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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의 직접고용 요구로 다시 한번 노사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채 사장이 다른 부문의 비정규직 문제도 함께 해결하려고 하고 있어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의 요구에 만족할 만한 방안만 이른 시일안에 먼저 내놓기는 쉽지 않아 노사대립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스공사 비정규직 파업 예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415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채희봉</a> 정규직 전환 놓고 여전히 평행선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5일 가스공사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은 인력충원과 교대제 개편, 임금 재설계 및 각종 수당 지급, 정규직 전환의 즉각 추진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자체 소방대를 운영해야 하지만 실제 화재예방과 안전관리 업무는 ‘위탁소방대’라는 1년 계약직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위탁소방대는 가스공사의 인천, 평택, 통영, 삼척 등 4곳의 기지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기지별로 13명씩 모두 52명으로 구성됐다.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째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정규직 전환을 즉시 추진하고 인력충원과 교대제 개편, 임금 인상 등 현안과 관련해 가스공사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채 사장이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소방업무를 맡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겠다는 방침은 세워놓았지만 다른 직종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까지도 올려 놓고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위탁소방대뿐 아니라 다른 직종의 비정규직들과 전환문제를 함께 논의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스공사가 소방·화재교육, 비서·사무보조 등을 맡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만 직접고용하고 미화, 시설관리, 전산 등을 맡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자회사를 통해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어 이해관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시에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가스공사는 2017년 11월 이후 지난해 7월까지 정규직 전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노사전문가협의회를 16차례나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스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침은 2017년 발표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이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파견·용역 노동자는 조직의 규모와 업무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협의,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기관별로 직접고용, 자회사, 사회적기업 등 전환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공기관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대부분 자회사를 새롭게 설립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채 사장도 지난해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대화를 통해 정규직 전환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다른 공공기관들의 정규직 전환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가스공사는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이 요구하는 처우 개선문제도 가스공사가 아니라 일단은 현재 소속한 용역업체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채 사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모두 직접고용하면 늘어날 비용부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인건비로 3858억 원을 지출했는데 지난해 영업이익 8988억 원의 42.9%에 이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파견 및 용역 노동자는 모두 1371명이다.

이들을 모두 직접 고용하면 정규직 직원은 31.7%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정규직 직원은 4315명이다.

가스공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진행한 무리한 해외자원 개발이 손실로 나타나면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직접고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스공사와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갈등은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고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은 가스공사가 16일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17일부터 미화 직종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포함해 가스공사의 전국지사에서 2차 파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2020년 2월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20일 동안 파업투쟁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채 사장의 집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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