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과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DB그룹 금융계열사 실적 증가를 이끌고 있다. 두 대표는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 온 '장수 CEO'로 꼽힌다.
최근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제조업 부활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금융계열사의 베테랑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
3일 DB손해보험에 따르면 최근 3천 억원에서 최대 5천억 원에 이르는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수요예측 조사에서는 당초 발행목표 3천억 원의 2배가 넘는 6880억 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액발행한도는 5천억 원이다.
김정남 대표는 이번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200%대로 다시 끌어올리고 영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DB손해보험은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2655억 원, 순이익 1902억 원을 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38.2% 증가한 것이다.
1분기 DB손해보험의 순이익 비중은 DB그룹 금융계열사 전체 순이익의 약 75%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DB손해보험의 전망도 밝다.
3일 김고은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손해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3년 만기 실손보험 갱신주기도 다가오고 있어 손해율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지급여력비율(RBC)도 14%포인트가량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DB손해보험이 올해 순이익 562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보다 약 12% 늘어나는 것이다.
DB손해보험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으로 그룹 전체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면 DB금융투자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고원종 대표가 이끄는 DB금융투자는 1분기 순이익 356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1분기 대비 3136.4% 급등한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거둬들인 순이익이 지난해 전체 순이익(640억 원)의 절반을 넘는다. 증시 활황의 수혜를 받아 수탁수수료부문이 지속해서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고 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4월 새롭게 단장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신해피+'를 선보이는 등 플랫폼 개편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하반기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해외주식 서비스를 연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DB하이텍과 DB아이앤씨의 IT사업부를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1일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비금융부문 지주회사 격인 DB뿐 아니라 DB하이텍에서도 상근 회장(총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통 기업집단의 오너가 지주회사 등 대표적 회사 한 곳에만 이름을 올리는 것과 사뭇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DB하이텍이 DB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점을 고려해 경영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DB하이텍 주력인 반도체부문은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보였던 사업분야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비금융계열사를 직접 챙기고 금융계열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10여 년간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베테랑'
김정남 대표와 고원종 대표가 이런 신뢰에 부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남 대표는 2020년 7월
김남호 회장 취임 직후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올해 3월에는 5번째 연임에 성공해 보험업계 최장수 경영자에 등극했다.
김 대표는 1952년 태어나 1979년부터 DB그룹에 몸담아왔다. 2010년부터 DB손해보험의 전신임 동부화재 대표를 맡았다.
고원종 대표은 1958년 출생인데 2010년부터 DB금융투자의 전신인 동부증권 부사장을 맡아왔다. 2020년 3월 6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1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