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산란계협회 계란 기준 가격과 실거래가격 비교. <공정거래위원회> |
[비즈니스포스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의 계란 산지 기준가격 결정 행위를 담합으로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협회 법인 취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는 산지 거래 기준가격을 결정해 계란 생산·판매 농가에 통지해온 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9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산란계협회는 2023년 1월 설립된 사업자단체, 산란계를 사육해 원란을 생산·판매하는 580개 농가로 구성됐다.
산란계협회는 2023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계란 중량과 권역별 기준가격을 수시로 정한 뒤 회원 농가들에 문자메시지와 팩스 등으로 공지했다.
협회는 가격 변동이 없을 때도 매주 기존 가격을 재안내했고 홈페이지 게시와 유통업체 대상 구독서비스도 제공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실제 계란 거래가격이 협회 기준가격과 매우 유사한 수준으로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산란계협회 구성사업자는 국내 산란계 사육수의 약 56.4%를 차지한다.
특히 공정위는 생산비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협회 기준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산란계협회 기준가격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9.4% 인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원란 생산비는 30개 기준 4060원에서 3856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생산비 대비 기준가격 차이도 2023년 781원에서 2025년 1440원으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산지 가격은 이후 도소매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협회의 기준가격 결정이 소비자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농식품부도 산란계협회에 대한 추가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농식품부는 협회의 행위가 민법 38조상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해 제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민법 38조는 법인이 설립 허가 조건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치는 행위를 한 경우 주무관청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격 담합의 원인으로 지적된 민간 중심의 산지가격 조사·발표 체계 개선에도 나선다. 전문연구기관이나 공공기관을 통한 가격 조사 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농식품부 산하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해 6월부터 생산·유통 동향과 시장 수요, 재고기간 등 가격 참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가격 정보 기능을 지속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거래 관행 개선도 추진된다. 농식품부는 농가와 유통상인 사이에 가격·규격·거래기간·손상비율 등을 포함한 표준거래계약서 작성 제도화를 추진해 거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정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