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바이오공장 실사는 당초 당초 2020년 3월에 이뤄지기로 했는데 코로나19로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올해 5월에 진행되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실사가 이뤄지는 것이고 앞서 신청한 항암제의 품목허가를 받는 데 실패했던 만큼 권 대표로서는 롤론티스의 품목허가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아테넥스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경구제(먹는 약)형의 항암제 ‘오락솔’에 관해 보완요구 서한을 받아 연내 오락솔 출시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권 대표는 올해 1월에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신약 2개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을 향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롤론티스가 올해 3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의 평택 바이오공장 실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실사 이후 빠르면 한 달 뒤에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롤론티스를 품목허가하면 한미약품은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으로부터 1천만 달러의 단계별 기술수출 수수료(마일스톤)을 받게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롤론티스 이후 한미약품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포지오티닙’이 꼽힌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올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에 포지오티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하기로 했으며 최근 열린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 포지오티닙의 안전성과 내약성에 관한 임상결과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스펙트럼이 포지오티닙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한미약품은 오락솔, 롤론티스에 이어 3번째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 절차를 밟게 된다.
그동안 국내의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의약품을 기술수출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수출이름: 수노시)’뿐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HM15211(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과 표적항암제 ‘HM95573(벨바라페닙)’을 향해서도 기대가 크다.
HM15211은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인슐린 분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월과 7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과 신속심사 처리대상(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고 현재 임상2b상이 진행되고 있다.
원발경화성담관염(PSC), 원발담즙성담관염(PBC), 특발성폐섬유증(IPF),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어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HM15211의 가치를 5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기술수출-계약금 및 단계별 수수료 유입-신약 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뒀다.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받은 신약 후보물질도 있지만 매해 기술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을 통해 2018년에는 446억 원, 2019년에는 204억 원, 2020년에는 166억 원을 올렸다.
한미약품은 신약을 지속적으로 기술수출하기 위해 매해 매출의 20%가량을 연구개발(R&D)비로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비로 2018년에는 1928억 원, 2019년에는 2098억 원, 2020년에는 2261억 원을 사용했으며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9%, 2019년 18.8%, 2020년 21%에 이른다.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에 이은 제약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