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연구에 속도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뒤 2015년 글로벌 제약회사인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다. GLP-1 계열은 주사제인데 경구용 약보다 혈당이나 체중조절에서 월등한 효과를 보인다.
한미약품은 2019년 6월25일 사노피와 에페글레나타이드 관련 수정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과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3상 5개를 진행하고 있다.
위약과 비교 임상, 심혈관 위험 검증을 위한 임상, 경쟁약물 트루리시티와 비교임상, 기존 약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등이다.
5건의 임상3상에 참여하는 환자만 6400여 명에 이르는데 이는 한미약품이 진행하는 임상시험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미약품과 사노피는 2021년 상반기까지 임상시험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돼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를 늘린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매일 맞던 주사를 최장 월 1회만 맞아도 돼 편의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최대 경쟁제품이 될 트루리시티는 주 1회 주사를 맞아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70조 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상용화된다면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매출 1조 원 이상)급 신약이 될 공산이 크다.
권세창은 2018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라고 한다면 연간 조 단위 매출은 돼야 한다. 에페글레나타이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신약 개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지속적 진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항암신약 개발
권세창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해 한미약품 ‘항암신약’의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미약품은 모두 8가지에 이르는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9년 6월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의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2016년 12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벨바라페닙을 기술이전한 뒤 병용임상 등 추가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흑색종, 대장암, 방광암 환자에게 진행한 벨바라페닙 임상1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특히 흑색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이 23.5%로 결과가 좋았다.
객관적 반응률이란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벨바라페닙 이외에도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항암제 ‘포지오티닙’, 미국 제약사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한 항암 신약물질 ‘오락솔’, ‘오라테칸’도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호중구 감소증이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백혈구의 50~70%를 차지하는 호중구가 항암 치료로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면서 세균 감염에 취약해지는 질병이다.
한미약품은 ‘2019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회에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항암신약 성과를 발표하며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한미약품은 2019년 7월 현재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의 임상1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HM15211은 본래 당뇨, 비만 치료제로 개발돼 글로벌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되기도 했는데 비알콜성 지방간염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이란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간에 중성지방이 축적돼 간세포가 괴사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당뇨, 비만, 콜레스테롤 등 대사질환과 관련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출시된 치료제도 없다.
한미약품은 2019년 3분기까지 HM15211의 임상1상을 끝내고 4분기에 임상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임상1상을 마치면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는 머크, 길리어드사이언스, 엘러간 등과 같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10년 가까이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을 만큼 개발이 쉽지 않다.
HM15211의 가치는 약 1조 원에 이르는 것을 평가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2020년에는 관련 시장 규모가 33억 달러(약 3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 대표이사 취임 뒤 신뢰 회복 추진
권세창은 2017년 3월10일 열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우종수 대표와 함께 한미약품 공동대표에 올랐다.
7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이관순 사장은 상근고문으로 물러났다. 이관순 사장은 2018년 12월 부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항암제 신약 ‘올무티닙’의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논란을 겪자 이관순 사장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물러난 것이다.
우종수 대표는 영업과 마케팅을, 권세창은 신약 개발을 총괄하게 됐다.
한미약품은 ‘신뢰경영’을 경영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한미약품은 2017년 4월 개발 중인 신약 가운데 임상에 들어간 23개 신약의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전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 9개도 소개했다.
한미약품의 이런 정보 공개는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반적으로 개발 중인 신약 임상 과정은 경쟁사를 의식해 일일이 공개하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내부적으로 ‘ISO37001’ 같은 국제 윤리경영 표준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는 등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집중했다.
이후 권세창은 각종 국제 행사에 적극 참석하며 한미약품의 신뢰회복에 적극 나섰다.
2017년 6월에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77회 미국 당뇨병학회(ADA)에 참가해 한미약품이 독자적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2개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을 소개했다.
한미약품은 2017년 8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한미약품에서 도입한 당뇨비만 신약 ‘HM12525A’의 임상을 재개했다. 하지만 2019년 7월 얀센은 HM12525A의 임상결과가 내부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임상3상 5건이 진행되고 있다.
△지속형 기술 랩스커버리 개발
1996년 한미약품에 입사한 이후 신약 개발에 매진했다. 당시 한미약품엔 바이오신약 연구원이 5명밖에 없었다.
권세창이 한미약품에서 관리하고 출원한 특허만 1천여 개에 이른다.
권세창의 최대 업적은 한미약품의 지속형 특허기술인 랩스커버리다. 바이오신약팀장으로 있던 2004년부터 30여 명의 전담 연구원을 이끌며 랩스커버리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랩스커버리는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바이오물질에 ‘랩스 캐리어(Laps Carrier)’라는 재조합된 단백질을 붙여 바이오 의약품의 수명과 약효를 늘려주는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총 7조 원대의 기술수출을 했는데 랩스커버리 기반으로 개발한 신약이 5조 원을 차지하고 있다.
권세창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존 비만 당뇨에서 천성 고인슐린증, 뮤코다당체침착증, 단장증후군 등 희귀 질환까지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