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가 중금리대출 시장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10%대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중금리대출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기업들이 중금리대출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기업들은 기존 금융권과 다르게 금융이력이 없는 씬파일러를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신용평가는 금융이력을 기반으로 신용수준을 책정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2년내 카드·대출이용 실적이 없는 국민은 1100만 명 수준이다.
핀테크기업들은 금융이력 외에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새로운 중금리대출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중금리대출상품을 선보였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을 내놨다.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은 출시 한 달 만에 대출신청 대상자의 16%가 대출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40%가 대출을 승인받았다. 대출 신청 대상자는 3개월 연속 매출 100만 원 이상을 올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중소상공인이었다.
특히 씬파일러 사업자 가운데 약 52%의 사업자가 대출을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평균 대출금리는 약 5.5%로 중금리대출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안신용평가모형에 실시간 매출, 반품률, 단골고객 비중, 고객문의 응대속도 등 스마트스토어 내의 활동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했다.
최 대표는 올해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공들여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외에도 일반 중소상공업 사업자로 대출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대표는 1월28일 네이버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사업목표는 사업자들이 자금흐름이 필요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사업자대출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올해 은행권과 연계해 경쟁력 있는 금리의 대출상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올해 중금리대출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이력이 부족해 금융거래가 제한되거나 금리혜택을 받지 못하는 씬파일러에 금융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대출중개서비스를 통해 핀테크업계에서 가장 많은 금융사 33곳과 제휴하고 있어 대안신용평가모형만 구축된다면 다양한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
다만 류 대표가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 관련 심사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했지만 2대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의 대주주 적격성을 확인하는 서류를 중국 금융당국으로 받지 못해 마이데이터사업 본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5일부터 개인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대안신용평가모형 구축을 못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못받으며 기존에 금융사에서 데이터를 모아오는 스크래핑을 사용할 수 없어 데이터 확보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금융당국 사이 소통 지연에 따른 과정의 문제일 뿐 카카오페이 자체적으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에 관한 결격사유는 없다"며 "카카오페이는 본격적 마이데이터서비스의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