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0일 비트코인 시세 변동 추이. <빗썸코리아> |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늘리며 시세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며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자수단이 아닌 화폐로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이어 애플 등 정보기술(IT)기업들도 가상화폐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가상화폐시장 진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애플은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와 보안환경을 자랑한다”며 “가상화폐 자산을 매입할 때마다 고객식별절차를 비롯한 규제로 개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시장에 기관투자자 투자가 늘어나면 비트코인 시세는 더욱 오를 수 있다.
비트코인은 2017년에도 400달러에서 1만9천 달러까지 시세가 급등했다. 당시 세계에서 비트코인에 관심이 높아지며 개인투자자가 시세 급등을 이끌었다.
다만 중국 정부의 비트코인 거래금지 등 각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논의가 시작되며 3천 달러까지 급락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 상승은 2017년과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에 투기수단이 아니냐는 의혹을 벗고 안전자산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미국 전자결제기업인 페이팔은 2021년부터 2600만 곳 가맹점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4종의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이 지난해 4분기 매입한 비트코인 수량은 약 15만 개(30억 달러)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93%가 기관투자자로 알려졌다.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368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약 80%에 이른다.
영국 자산운용사 루퍼 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11월 약 814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 투자를 늘리며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시세가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투자 전문회사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클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는 이날 블룸버그를 통해 "올 연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더 많은 글로벌기업이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새 이용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9일 오후 3시 5081만 원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5천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8일 4225만 원에서 하루 만에 20%가량 급등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며 시세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테슬라는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 보고서를 통해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면서 앞으로 테슬라 전기차도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외에도 민간 우주여행, 초고속 지하터널 등 미래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가상화폐 활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9일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 외에는 다른 상승요인은 없었다"며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 시세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