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전략회의에 들아갔다.
삼성전자 임원인사에서 주요 사업부장을 비롯해 마케팅 및 전략 책임자들이 대거 교체됐는데 내년 사업전략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 사진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
삼성전자는 15일 IT모바일(IM)부문을 시작으로 16일 소비자가전(CE)부문, 17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순서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사업부문별로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해외법인장들까지 본사로 불러들여 회의를 열었으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두 차례의 회의가 한 차례로 축소된 만큼 이번 전략회의의 중요성은 커졌다.
더욱이 이번 전략회의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이뤄진 직후에 진행돼 더욱 시선이 몰린다.
삼성전자는 12월 초 인사에서 각 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고동진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유임됐다. 외견상으로는 안정을 꾀한 것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황이 다르다.
사업부별로 영업과 마케팅전략을 담당하는 부사장급 인사들이 대거 물갈이 됐다. 당장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제시될 내년도 시장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세트(완제품)부문은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TV사업을 각각 맡은 무선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전략마케팅실장이 바뀌었다. 무선사업부는 최방섭 부사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성일경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외에 세트사업의 지역별 영업을 맡은 지역총괄의 면면도 달라졌다. 최경식 북미총괄 부사장, 추종석 구주총괄 부사장, 조상호 동남아총괄 전무 등이 새로 선임됐다.
이들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올해와 다른 시장환경에서 차별화된 영업·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사업은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공백을 맞아 반사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TV사업은 새로 내놓는 미니LEDTV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 안착을 이끌어야 한다.
폴더블·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 중저가 스마트폰 위탁생산(ODM) 확대, QLEDTV 강화와 마이크로LEDTV 가정용시장 침투 등도 중요한 부분이다.
생활가전사업부 최초로 사장에 오른 이재승 사장이 이끌어갈 가전사업 방향에 초점이 맞춰진다. 포스트 코로나19 정국에서 가전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가전사업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등 주력사업인 반도체사업부장이 바뀌었다. 완제품부문보다 더욱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 파운드리사업부 심상필 부사장, 시스템LSI사업부 박용인 부사장 등 반도체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모두 새 얼굴이다. 최길현 제조기술센터장 부사장, 김민구 SOC개발실장 부사장, 장덕현 센서사업팀장 부사장, 이주영 D램개발시장 전무 등도 새로 발탁했다.
메모리사업은 D램시장 반등에 따른 대응 전략과 마이크론·SK하이닉스 등 낸드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경쟁력 강화전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메모리사업은 이미지센서 사업의 시장공략 가속화, 파운드리 공급 부족에 따른 증설 등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부문장이 주관하는 회의인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2019년에는 이 부회장이 전략회의를 종료한 다음날 사장단 오찬을 겸한 회의를 진행했으나 올해도 사장단회의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