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이 컨설턴트로서 쌓은 경험을 살려 롯데마트의 체질개선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강 대표는 유통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그룹 안에서 보지 못한 문제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 |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창립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는 겪는 상황에서 컨설턴트 출신으로 마트사업부장을 맡은 강 대표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손실 30억 원을 냈다. 3분기까지 매출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실적이 점차 반등할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방문객이 감소한 상황에서 영업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면서 4분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는 신선식품이나 즉석식품을 할인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시간대보다 매출이 높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에 따른 영업시간 감축은 롯데마트 매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된 수도권에 있는 롯데마트 매장은 모두 40개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연말에 대규모 할인전 등을 통해 올해 내내 줄어든 실적을 만회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게 됐다”며 “장기적 매출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설상가상으로 최근에 이른바 ‘안내견 거부’로 구설에 올랐다.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 출입을 막아 논란이 됐는데 무성의한 사과문으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경영을 맡은 강성현 대표는 1970년 태어나 롯데그룹 대표급으로는 젊은 편이다.
강 대표의 임명을 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시선도 있다.
강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Ecole HEC대학에서 전략·재무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등을 거쳤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는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으로 재직했다.
강 대표는 롯데그룹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후발주자였던 롭스를 시장에 안착했고 2019년 10년 동안 적자였던 롯데네슬레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그룹 내부에서는 유통산업 전반에 관한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강 대표와 이마트를 이끄는
강희석 대표이사 사장과 비교하기도 한다.
강희석 사장은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코리아 출신으로 이마트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강성현 대표는 구조조정을 내년에는 더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올해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해왔다.
롯데마트는 과거 대형마트가 한참 활성활 될 시기 무리하게 매장 확대를 진행해 점포의 상권이 겹치거나 상권의 규모에 비해 점포 규모가 큰 매장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올해 9개의 매장을 폐점했고 현재 추가로 6개의 매장을 매각하기 위해 자문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비대면 수요 증가에 맞춰 배송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요 지역의 대형마트는 배송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롯데마트 대구 율하점도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배송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 대표로 컨설팅기업 출신들이 선호되고 있는 것은 산업 전반을 넓게 보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강 대표의 임명으로 롯데마트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