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C5 수첨석유수지,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XDI), 고순도 크레졸 등 3종 정밀화학 제품을 전담하는 사업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정밀화학은 정유와 석유화학 등 기초화학과 달리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부가가치가 높고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소량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정밀화학사업에 뛰어들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용품에 사용되는 원료인 C5 수첨석유수지를 자체개발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올해 5월에는 고굴절 렌즈 등의 원료인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 양산에 들어갔다.
한화솔루션은 2가지 제품 모두 당장의 성과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C5 수첨석유수지나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는 아직 판매초기 단계라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는 일본 기업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생산하는 데다 C5 수첨석유수지는 활용범위가 넓어 성장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구영 대표는 먼저 추진한 2가지 정밀화학 신사업의 미래 전망이 밝은 만큼 신제품을 하나 더 준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10일 고순도 크레졸 생산설비를 짓기 위해 12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연산 3만 톤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 생산공장을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건설해 2023년 7월 상업가동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고순도 크레졸은 제조방식에 따라 합성비타민, 비누액, 소독제 등 헬스케어 제품을 비롯해 플라스틱 첨가제, 농화학제품, 합성향료, 전자재료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된다.
한화솔루션이 뛰어든 정밀화학제품 3가지는 당장 규모가 큰 사업은 아니다.
한화솔루션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고순도 크레졸과 C5 수첨석유수지는 각각 연매출 1천억 원을,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는 연매출 2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고순도 크레졸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천억 원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밀화학이 기초화학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데다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한다.
한화솔루션은 고순도 크레졸이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2023년이면 3가지 정밀화학제품의 영업이익률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이 주로 기초화학에 치중해 지금까지 영업이익률 한자릿수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유가 변동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 안정성마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밀화학사업의 강점이 더욱 돋보인다.
한화솔루션에서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큐셀부문은 이미 안정적 궤도에 올라있다.
큐셀부문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태양광부문이 케미칼부문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체 이익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태양광모듈 사업에 집중해오면서 미국 주택용 태양광시장과 유럽 태양광시장 등에서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입지를 다졌다. 그만큼 현지에서 인지도도 높다.
이 대표는 이제 케미칼부문에서도 안정적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더 내는 것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고순도 크레졸 등 정밀화학 제품은 생활수준 향상과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다”며 “태양광과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 찍은 것과 같은 전략 방향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