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산업이 토목 기술형 입찰사업이었던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 매립공사를 따냈지만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설계점수에서 입찰에 참가한 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토목 기술형 입찰시장에서 발을 넓히려면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계룡건설산업은 1477억 원 규모의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 매립공사 입찰의 가격점수에서 만점을 받으면서 사업을 수주해 토목 기술형 입찰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지만 토목 기술형 입찰시장에서 첫 수주를 넘어 발을 넓히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계룡건설산업은 토목 기술형 입찰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했더라도 기술형 입찰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설계에서 제일 낮은 점수를 받았다.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 매립공사의 기술형 입찰에는 계룡건설산업과 금광기업, 현대건설, 롯데건설이 참여했다.
계룡건설산업은 설계점수에서 45.33점을 얻어 금광기업 54.33점, 현대건설 50.8점, 롯데건설 47.91점에 이어 꼴찌를 기록했다.
가격점수에서는 계룡건설산업 40점, 현대건설 33.2점, 롯데건설 31.18점, 금공기업 30.31점을 얻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술형 입찰에서는 기술력이 반영되는 설계점수가 핵심"이라며 "가격 점수만으로 계속 토목 기술형 입찰을 따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계룡건설산업이 이번 수주로 토목 기술형 입찰 수주전에서 4연패라는 좋지 못했던 흐름을 끊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계룡건설산업이 지난해 주택분양사업에서 부진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토목 분야 기술형 입찰에 나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계룡건설산업은 2019년 주택분양사업부문에서 매출이 2018년보다 39.5%나 줄어든 3260억 원을 냈다.
GS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20%의 지분을 확보해 호남고속철도 2단계 2공구 건설사업 수주를 노리는 등 토목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런 시선에 힘을 보탠다.
계룡건설산업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데는 행동주의펀드인 머스트자산운용의 투자자금 회수(엑시트)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자산운용은 8월 계룡건설산업 지분을 17.66%에서 4.99%로 줄였다. 이를 놓고 투자한 지 3년7개월 만에 투자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승찬 대표이사 사장은 계룡건설산업의 최대주주지만 지분이 22.9%에 불과해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 경영권에 위협이 됐던 행동주의펀드가 발을 빼면서 이 사장이 토목 기술형 입찰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력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