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용산구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내 리모델링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넓힐 수 있을까?
이촌현대 리모델링사업은 롯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고 수주금액 경신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11일 2차 현장설명회를 열고 10월6일 입찰을 마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공사비는 2728억 원 규모로 올해 리모델링사업 가운데 시공사 결정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힌다.
7월 열린 1차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회사는 롯데건설밖에 없어 유찰됐다.
롯데건설은 1차 설명회와 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2차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는 등 수주에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잠원 갤럭시 1차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며 리모델링사업에 처음 진출한 뒤 올해부터 서울 목동우성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장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의 2차 현장설명회 역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은 롯데건설이 리모델링사업의 본격적 확장을 알리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최근 목동우성과 사당 통합단지 같은 리모델링사업 수주전 참여를 검토하는 등 리모델링시장에서 발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이후 이어질 여러 리모델링사업에서 기세를 타며 빠르게 실적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서울에서는 마포 밤섬현대, 양천 목동우성, 동작 사당 통합단지, 마포 태영, 마포 서강GS 등 단지에서 리모델링사업 시공사 선정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서는 용인 수지 현대성우 8단지가 입찰공고를 냈고 안양 동안 목련 2단지 등에서도 리모델링사업 시공사 선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건설이 리모델링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하석주 사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석주 사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는데 롯데건설은 그해 잠원 갤럭시 1차를 통해 리모델링사업에 첫 발을 디뎠다.
하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기 전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냈던 경험을 통해 리모델링시장의 미래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 재개발보다는 수익성이 낮아 주요 건설사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가 최근 강해지면서 주요 건설사들도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은 낮지만 사업기간이 짧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 사장은 1983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롯데건설 경영지원본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뒤 2017년 3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촌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따내는 일은 하 사장이 재임기간에 롯데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최고 수주금액을 경신하는 데도 중요하다.
롯데건설은 올해 8월까지 1조8천억 가량을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대연8구역 재개발 공사비는 최소 8천억 원에서 1조 원으로 추산되지만 컨소시엄을 이루고 있어 따낸다 해도 2015년 달성한 역대 최대 도시정비수주금액 2조5743억 원을 바로 넘어서기엔 다소 모자라다.
이촌 현대아파트 같은 리모델링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 도시정비사업 최고 수주금액 달성에도 절실한 것이다.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 같은 경쟁력있는 건설사가 참여하지 못하는 점은 롯데건설의 수주 가능성을 높인다.
리모델링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포스코건설과 건설사 맏형으로 불리는 현대건설은 과거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계약을 해지당하면서 이번 입찰에는 참여할 수가 없게 됐다.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은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3번째 시공사 재선정에 들어간 사업이다.
용산구 이촌동 이촌로 303에 위치한 이촌현대는 1974년 준공돼 40년 이상 지난 노후단지다.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기존 8개 동 653가구에서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거쳐 9개 동 750가구로 바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