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8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대 국회에서 ‘협상의 달인’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솜씨를 보여줄까?
민주당이 헌정 사상 최다 의석을 지닌 집권여당이어서 자칫하다가는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김 원내대표에게 한 단계 높은 협상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문희상 국회의장은 김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코로나19 이후 경제문제가 시각해지는 국면에 국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최적격자를 뽑은 것 같다”며 “추진력과 돌파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성과를 내는 21대 국회가 되도록 국민의 삶을 챙길 것”이라며 “국회의 고유 기능인 토론과 이해관계, 갈등 조정의 기능을 충분히 살리더라도 결정은 빨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화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19 대비를 내세우며 다양한 위기 대응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국회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서 청와대와 적극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김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의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내에서 협상력을 높게 평가받는다.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민주당 당선자들은 다소 강성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의 전투력보다 그의 협상력을 높이산 것으로 전해진다.
김 원내대표의 협상력은 통합당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원내대표를 놓고 “보통 민주당 지도부에 있던 분들은 구호는 강하지만 내용이 없는 분들이 많았는데 김 원내대표는 지략과 정책적 측면, 전략적 측면에서 대단한 분”이라며 “우리 당에서 감안을 하고 제대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김 원내대표와 협상을 벌였던 경험을 들기도 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저한테 하루는 식사를 하자고 해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주르륵 하는데 자기가 파악을 해본 숫자까지 들이대 제가 깜짝 놀랐다”며 “정말 공부를 제대로 해 어떤 정책적 이슈를 돌파하려고 하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통합당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통합당은 4·15총선 참패로 의석 수가 줄어든 것을 의식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사안마다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오만한 거대 여당의 독선을 막겠다며 의사일정을 거부할 일이 자주 벌어질 수도 있다.
김 원내대표가 주 원내대표와 협상을 벌여야 할 안건은 이미 산적해 있다.
김 원내대표는 6월 중 국회에 제출될 3차 추경예산안을 놓고도 재정 건전성을 근거로 반대 의견을 내세울 통합당과 치열한 협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모든 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할지 여부를 놓고도 총선 전 부터 갈등을 빚다가 4월29일에야 2차 추경예산안을 처리했다.
경제 전문가로 평가되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이 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게 되면 3차 추경 관련 협상은 김 원내대표에게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21대 국회 원구성을 놓고도 법사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회 의장 배분을 놓고 야당과 샅바싸움을 벌어야 하고 통합당이 반대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가 공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이날 통합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협상을 중시하는 스타일이어서 김 원내대표의 '파트너 운'이 좋다는 목소리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8일 YTN과 인터뷰에서 "3차 추경이 필요하다면 어떤 필요성이 있고 어느 곳에 쓸 것인지 재원은 무엇으로 마련할 것인지 정부의 입장을 듣고 저희들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공수처법은 지금 법의 완성도가 떨어져서 여러가지 후속 입법도 필요하고 또 공수처장을 선정하는 과정도 필요해 민주당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