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 내부에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유승민·정진석·주호영 의원이, 당 외부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권성동 의원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통합당 다음 당권을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총선 이후 꾸려질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보수 정치 재건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16일 특별 기자회견에서 '당의 요청이 있으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런 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즉답을 내놓지 않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탄핵 뒤로 자유한국당 등을 거쳐 변해야 할 상황을 잘못 인식해 노력한 흔적을 보이지 않고 계속 '보수'만 외치다가 지금까지 온 것 아닌가"라며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하며 보수정치 재건에 동참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천 과정이 패인'라는 비판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그건 사람들이다 잘 아는것이니까 내가 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황교안 대표의 공천 뒤집기와 비례대표 공천 잡음 등과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당내 비주류의 한계에도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바탕으로 당권에 도전할 인물로 꼽힌다.
유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선거운동이 진행되던 7일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4월5일 '전 국민에게 50만 원씩 주자'고 나왔다"고 간 중에 황교안 대표에게 날선 발언을 하며 총선 이후 당권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진석 의원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민주당 박수현 후보를 맞아 힘든 싸움 끝에 5선 고지에 올라 다음 당권을 노릴만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5선에 성공하면 당 대표를 비롯해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어 당 지도부가 사라진 상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공천에서 배제돼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윤상현 의원과 김태호 당선인 등 중진들도 복당 후 당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대구 수성구갑에서 당선되며 5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 통합당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소속 중진 의원들을 놓고 "당 밖에 오래두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같은 대구지역에서 당선된 홍 전 대표의 복당을 놓고서는 "본인은 원하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중진 가운데 당권을 놓고 가장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16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후 선거사무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험과 전략, 리더십을 강조하며 "당으로 돌아가 모두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래통합당)가 참패한 것이 안타깝다"며 "당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다음 대선과 관련해 "대선은 새로운 평가"라며 "보수 우파의 이념과 정체성을 하나로 잡고 시작해야 2022년 정권을 차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