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당선자가 4.15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3선 고지에 오르며 부산 울산 경상남도지역에서 보수의 맹주로 떠올랐다.
공천파동을 겪은 뒤에도 금뱃지를 달면서 당의 후광 없이 ‘인물’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해 야권의 다음 대통령선거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 김태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당선자. <연합뉴스> |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당선자는 강석진 미래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경남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3선 국회의원이자 경남지역(부산·울산·경남) 맹주에 가까이 다가섰다.
험지 출마를 요구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와 갈등을 빚다 컷오프(공천배제)됐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당의 후광이 필요없이 독자생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정치에 입문한 뒤 처음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졌는데 결실을 맺은 것이다.
김 당선자는 당선과 동시에 복당할 뜻을 내놓았다.
김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뒤 ”꿈에도 돌아오고 싶던 고향에서 김태호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셨다“며 ”빠른 시일 안에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 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도 총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 당선자 등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이른 시일 안에 당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1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나경원 의원 등 미래통합당 중진 의원들이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김 당선자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 당선자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보수정치권의 유일한 다음 대선주자로 꼽혔던 만큼 복당하게 되면 당 대표 경선 및 다음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 당선자는 2004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최연소 도지사(당시 42세)로 당선되면서 일찍이 ‘차세대 리더’로 꼽혔다.
2010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뒤를 이은 두 번째 ‘40대 국무총리’로 발탁됐다가 각종 논란에 휘말려 중도하차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제 18대, 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다시 입지를 다졌다.
2016년 20대 총선에 불출마한 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후보에 도전했지만 패배하면서 다음 대선후보 한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기사회생한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한 시기에 상대적으로 정치권과 거리를 둬 현재 미래통합당의 최대 과제로 꼽히는 계파 갈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친박과 비박, 잔류파와 복당파, 탄생 찬성파와 반대파 등으로 나뉘어 계파 사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래통합당을 총선 패배 이후 수습할 적임자가 되는 셈이다.
다만 당내 지지기반이 확고하지 않다는 단점으로도 작용될 수 있다.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의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꾸리고 총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다음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김 당선자가 경남지역 맹주로 입지를 다지며 다음 대선가도에 올라 타는 데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 많은 고비가 남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