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01-07 14: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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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유한국당과 첨예한 대치정국에서도 국회 관문을 무리없이 통과할 수 있을까?
정 후보자가 그동안 정계에서 닦은 폭넓은 대인관계와 총선을 앞두고 나오는 '야당 심판론'을 고려할 때 임명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인사청문회를 열고 정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업무능력 등을 검증한다. 인사청문회는 7일 정 후보자의 모두 발언과 청문특위 위원들의 질의가 진행되고 8일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해 질의를 이어간다.
여야는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상정 등을 일단 미루고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국회의장을 지낸 정 후보자가 행정부 2인자인 총리직을 수행하는 건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켜 삼권분립 정신이 훼손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친형과 금전 거래 과정에서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과 논문표절 및 배우자 임야 위장거래 논란, 정 후보자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재단법인 ‘국민시대’ 출연금 누락 문제 등을 검증할 계획을 세웠다.
정 후보자가 총리에 임명되면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5위인 총리로 임명되는 최초 사례로 남게 되지만 정가에선 의전 서열을 낮춰 임명된 선례는 여러 번 있어온 만큼 '삼권분립 훼손 논란'이 결정적 결격 사유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자도 7일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삼권분립은 기능과 역할의 분리일뿐 인적 분리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현직이 아닌 만큼 삼권분립 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새로운 쟁점이 불거져 나오지 않는 한 논란이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6선 의원 출신으로 당 요직을 두루 거치고 국회의장을 지내는 동안 당내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야당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여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치를 이뤄낼 인물로 평가된다.
애초 청와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정 후보자를 내세운 만큼 야당 입장에서도 정 후보자를 향한 공세의 날을 거세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평소 폭넓은 대인관계로 야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여당은 물론 야당의 목소리도 국정에 반영하는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근 야당 심판론이 여당 심판론보다 높게 집계된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한국당 입장에서는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놓고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분석된다.
2019년 12월29일~30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날 조사에 따르면 ‘야당 심판론’에 동의하는 여론(51.3%)이 ‘여당 심판론’에 동의하는 여론(35.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MBC 의뢰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7명에게 응답을 받았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 ±3.1%포인트다.
정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갈등상황에서 소통과 협치 등 통합을 강조하는 비전을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입법부 출신으로서 총리의 직분을 맡게 되면 국회와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가 끝난 뒤 3일 이내에 심사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인사청문회법 규정과 총선 지역구 출마를 위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공직사퇴 시한 1월16일을 감안해 13일께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공조하면 임명에 필요한 과반 148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