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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시금석' 한화시스템 연내 상장에 시선집중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05-10 16: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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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의 연내 상장은 한화그룹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

1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시금석' 한화시스템 연내 상장에 시선집중
▲ 김경한 한화시스템 ICT부문 대표(왼쪽)와 장시권 한화시스템 시스템부문 대표가 2018년 8월 합병 주주총회 뒤 악수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의 지분 5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진행한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한화시스템 상장과 관련한 질문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대답했는데 상장시기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이 2010년 한화생명을 상장한 뒤 거의 10년 만에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계열사다.

한화그룹은 그 사이 재계 순위가 13위에서 8위로 5단계 올랐고 공정자산 규모는 2010년 26조 원에서 2018년 61조 원으로 2배 넘게 불었다.

공정자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를 따질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보험사 등 금융 계열사는 전체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과 자본금 중 큰 금액을 쓴다.

한화시스템 상장은 최근 10년 사이 한화그룹의 달라진 위상을 시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 그 자체로 한화그룹에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한화시스템 상장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에이치솔루션의 자금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로 현재 한화시스템의 지분 14.5%를 들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한 계열사인 만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한화시스템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는데 한화시스템이 상장하면 지분 처분을 통해 수천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쥘 가능성이 높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분 처분의 일환으로 2018년 8월 재무적투자자(FI)인 헬리오스에스앤씨에 한화시스템 지분 11.6%를 팔아 93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때 그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면 한화시스템 지분 14.5%의 가치는 1200억 원에 이른다.

에이치솔루션이 확보하는 자금은 한화그룹 내에 사업구조 개편이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현재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를 측정하고 있는 단계로 예상 시가총액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연내 상장은 2021년 한화종합화학의 순조로운 상장을 위해서도 중요해 보인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며 한화종합화학을 2021년 4월(한화그룹 요청시 1년 연장 가능)까지 상장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물산과 삼성SDI 등을 통해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들고 있는데 수월한 지분 처분을 위한 출구전략으로 상장조건 등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집단이 여러 계열사를 상장할 때 상장을 연달아 진행하면 공모자금이 분산될 위험이 있는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지 않고 기업공개를 진행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한화시스템이 연내 상장을 성사한다면 한화종합화학은 그만큼 상장 준비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한화종합화학 상장 역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확대에 큰 영향을 준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에너지가 지분 39.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콘퍼런스콜 답변은 연내 상장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아직 연내 상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8월 방위산업 시스템회사인 옛 한화시스템과 시스템통합회사인 한화S&C가 합병해 출범했다.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289억 원, 영업이익 448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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