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04-24 16: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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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을 생명보험회사 종합검사 첫 대상으로 잡지 않으면서 삼성생명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다른 보험사를 들여다 보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이후 더욱 철저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어 보인다.
▲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24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상반기에 실시하는 종합검사 대상회사는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으로 확인됐다.
당초 삼성생명이 유력한 첫 검사대상으로 꼽혔지만 예상과 달리 금감원은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삼성생명이 아닌 한화생명을 먼저 선정했다.
삼성생명은 하반기에 종합검사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금감원과 삼성생명의 ‘불편한’ 관계를 감안하면 금감원으로서도 삼성생명을 가장 먼저 검사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실시하는 종합검사에 더욱 철저히 대비할 시간을 마련하게 돼 다행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종합검사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데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금감원과 갈등을 빚어 왔던 만큼 종합검사에 상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윤 원장은 최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대형 보험사들이 희망처럼 만족스럽게 행동하고 있지 않다”며 “즉시연금과 암보험 분쟁은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알아서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가 삼성생명보다 먼저 보험회사 종합검사를 받게 되면서 삼성생명이 이를 참고해 종합검사를 앞두고 더욱 꼼꼼하게 내부 점검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이 발표한 ‘2019년도 종합검사 세부시행방안’에 따르면 보험사 평가지표 가운데 불완전판매, 보험금 부지급율, 민원건수 및 민원증감율 등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항목이 30점을 차지한다. 특히 민원과 관련한 배점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하반기 종합검사 때까지 취약점으로 꼽히는 민원관리에 특히 힘쓸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간 민원건수가 8346건으로 2017년보다 24.5% 증가했다. 규모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보유계약 수 기준으로 환산하더라도 11.6건으로 생명보험회사 평균인 8.72건을 웃돌았다.
삼성생명은 이를 관리하기 위해 이미 불완전판매나 민원건수 등을 놓고 내부점검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종합검사를 앞두고 관련 지표를 개선할 여지는 있는 셈이다.
다만 금감원이 하반기까지 전열을 가다듬어 종합검사를 더욱 까다롭게 진행할 수 있어 삼성생명이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금감원이 4년 만에 부활한 종합검사 준비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데다 한화생명이나 메리츠화재 종합검사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검사능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종합검사는 과거 모든 항목을 다 보는 '저인망식'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보호 및 위험관리능력 등 핵심부문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을 세워뒀다"며 "금융회사의 수검 부담을 줄이면서도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