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회장의 결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마지막 단계에서 그 분 인격을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이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빨리 가닥을 잡은 것은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중요한 회사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본인의 이익을 떠나 결정을 한 것”이라며 “결국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의 책임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박 전 회장의 진정성 의혹, 매각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놓고 이 회장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일축했다.
이 회장은 “박 회장이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이 이행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니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며 “박 회장은 우리 항공업계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절차와 관련해서는 금호산업이 매각주체이지만 채권단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 선정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반 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매각과정이 절차를 따라야 하므로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무사히 마무리되고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돼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회사 통매각과 관련해서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생각한 구도에서 만든 것으로 판단했기에 가능하면 일괄매각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대답했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협의해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의 자금 지원 규모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안정을 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준의 자금이 들어간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앞날을 놓고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우리나라 2대 항공사로 적자노선을 조정하고 박 전 회장 아래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밟고 있는데 이 부분들이 보완되면 상당한 흑자를 낼 수 있는 매력적 회사”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는 인수가격과 자금지원 능력을 가장 우선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현재 SK그룹이나 한화그룹 등이 인수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플랜B가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7조 원이 아니라 3조6천억 원이 조금 넘는다”며 “기업을 인수할 때 부채를 다 갚아야 하는 게 아니고 적정한 자본이 조달됐을 때 큰 무리 없이 들고가는 구조만 되면 부채를 그냥 안고 간다”고 말했다.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이 병행돼 신규 인수자금은 회사 경영 정상화에 들어가 인수하는 입장에선 그만큼 경제적 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인수 가능성을 놓고는 “제3자라 내가 답변할 수 없다”며 “어떤 방식의 어떤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에 가장 도움 될 거냐는 관점에서만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