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신청하기 위한 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영증권, 대신증권과 함께 부동산신탁업 신규 사업자로 예비인가를 받았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본인가 신청요건을 갖춘 뒤 본인가를 받으면 바로 영업에 나설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설립할 부동산신탁회사에는 우리은행, 현대해상, 카카오, SH공사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다방'도 힘을 보탠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투부동산신탁(가칭)은 부동산신탁과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해 2030세대 등에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업은 금융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혀왔다. 수익성이 좋고 해마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회사 11곳의 2017년 말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수익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이 5~10%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신탁회사의 수익성은 단순 계산만으로 놓고 보면 금융지주보다 2~5배가량 높기 때문에 수익성 기여에 큰 보탬이 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2018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은 15%가량으로 추산됐는데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함에 따라 앞으로는 금융지주 가운데 독보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가 신규 진입할 부동산신탁회사들에게 2년 동안 차입형 신탁 진출을 제한함에 따라 김 부회장은 당분간 책임준공형 신탁에 주력하기로 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가 고객으로부터 토지를 수탁받아 개발한 뒤 분양해 수익을 거두는 사업 방식으로 ‘고위험 고수익’사업인 반면 책임준공형 신탁은 시공사의 부도로 기한 내 준공하지 못할 때 신탁사가 그 의무를 대신해 수익을 얻는 ‘중위험 중수익’사업에 해당한다.
하지만 책임준공형 신탁도 단순 관리형보다는 책임성이 강화된 것으로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신탁사의 관리능력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신규 부동산신탁회사가 기존 부동산신탁회사를 따라잡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부동산업계 큰 손’이라고 불릴 만큼 부동산금융 경험이 많아 이를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신탁시장에서 빠른 시일 내에 기존 부동산신탁회사들과 격차를 좁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 진출로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한국투자증권 의존도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한국투자금융지주 순이익(5158억 원) 가운데 한국투자증권(4983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5%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한국투자증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계열사들에 투자를 늘려왔는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설립할 부동산신탁회사가 빠르게 자리잡는다면 체질 개선을 더욱 쉽게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함에 따라 부동산신탁업계는 물론 한국투자금융지주 수익구조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김 부회장은 예비인가를 받기 전부터 부동산신탁업 준비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그만큼 빠른 시일 내 안착해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