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3-01 07:3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우연 OCI 대표이사 사장이 바이오사업 투자로 OCI를 태양광과 바이오 쌍두마차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실천에 옮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OCI에 따르면 이 사장은 2022년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이우연 OCI 대표이사 사장.
이 사장은 매년 신약 개발과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 등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거액의 실탄을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바이오사업은 보통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린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하는 데만 약 20년이 걸렸고 SK그룹도 26년 동안 바이오 분야에 투자해 이제야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바이오제약기업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거나 바이오벤처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면 리스크는 크지만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은 대폭 단축할 수 있다.
OCI는 올해 1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5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9.3%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 투자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SNB-101’을 확보하게 됐다.
이 사장은 그동안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각종 정밀화학제품을 대량으로 생산, 관리 해왔던 노하우를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바이오사업에 접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OCI는 또 2018년 5월에는 부광약품과 50:50으로 합작회사 비앤오바이오를 세웠다. 제약바이오에서 기술력을 갖춘 부광약품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바이오사업에 좀 더 수월하게 진입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부광약품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광약품은 항암제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고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OCI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하태기 골든브릿지증권 연구원은 “부광약품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축적된 인적네트워크과 신약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가성비 높은 신규 신약 파이프라인을 도입·개발하는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 제약사”라며 “OCI의 자금력과 부광약품의 신약 개발 노하우를 통해서 사업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기업인 OCI의 바이오사업 진출을 두고 의외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대외변수에 민감한 태양광사업의 불안정을 메워줄 신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OCI는 2018년 영업이익 1586억 원을 내 2017년보다 44.2%나 감소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한 탓이다.
이 사장은 최근 “지난해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실망스러운 한 해였다”며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원가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18년 7월 대웅제약 연구소장 출신의 바이오전문가 최수진 부사장을 영입해 바이오사업본부장에 앉히고 OCI 바이오사업을 맡겼다. 최 부사장은 제약업계 최초 여성 연구소장이자 임원 출신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최 부사장을 앞세워 투자할 만한 바이오벤처기업을 계속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OCI 관계자는 "아직 신규 바이오 투자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미래 먹거리 강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바이오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