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광화문 프로젝트’의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가 내놓은 광화문 프로젝트를 두고 행정안전부 등 중앙정부의 반발이 거세다.
▲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서울시는 21일 광화문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광화문 광장 조성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선)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이 담긴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시작부터 반발을 맞았다.
서울시의 공모한 ‘광화문광장’ 공모전의 당선작 설계안에 따르면 신설되는 6차로 우회도로가 정부서울청사의 건물들을 침범하게 된다. 이 때문에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서울시 계획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광화문 프로젝트와 관련해 진행되는 논란을 두고 공모작을 심사했던 승 위원장이 해명에 직접 나섰다.
승 위원장은 28일 ‘승효상에게 한국 건축을 묻다’란 주제의 토크쇼에서 “서울시와 행안부의 실무 차원의 협의가 여러차례 있었고 기록도 있다”며 “행안부가 당선작 그대로 광화문광장을 조성한다고 오해한 것 같은데 당선작은 그림일 뿐이고 상식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프로젝트는 승 위원장에게도 의미가 깊다.
그는 22일 한 인터뷰에서 “세계적 건축가들이 가장 왕성히 활동한 나이가 대개 60대 후반”이라며 “저도 그 나이에 접어들었으니 내 건축을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광화문 프로젝트는 승 위원장이 건축가 인생의 절정에 이른 나이에 시도할만한 가치 있는 건축 프로젝트다.
승 위원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9년에 조성한 현재의 광화문 광장을 ‘거대한 중앙 분리대’라고 평가하며 다시 설계해 조성할 것을 주장해왔다. 광화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승 위원장은 건축가로서도 명성이 높지만 정치권과도 인연이 깊다.
승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선거 멘토단에 합류했다. 박 시장이 당선된 뒤 2014년에 1호 서울총괄건축가로 선임됐다. 이 자리는 서울시의 건축사업을 총괄하며 부시장급 예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도 있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나 도시 건축과 관련된 사항은 승 위원장의 손을 거쳤다는 말도 나온다.
2018년 4월에는 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최근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는데 승 위원장은 이 계획을 검토해서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보고했다.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건축가이다 보니 정치적 사안으로 비판을 받을 때도 있다. 일각에서 승 위원장의 광화문 프로젝트는 박원순 시장의 ‘대선 프로젝트'라는 의혹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건축계 내부에서 승 위원장 측에 권력이 집중돼 공공건축을 독점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승 위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1952년 생이다. 문 대통령과 부산 경남고등학교 동창이다.
서울대학교를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김수근 건축가의 ‘공간연구소’에서 일하면서 건축 설계를 했다. 1989년에 건축사무소인 ‘이로재’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집 ‘수졸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등을 설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