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그룹 전반에 걸쳐 5G 기반 산업분야에서 성과를 내기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5G 기반 산업부문을 본격화하면 사물인터넷(IoT)망 구축과 관련 제품 개발, 자율주행차 구현을 위한 부품, 배터리사업 등 계열사 신사업 대부분이 활성화할 수 있어 최근 전사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LG그룹에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올해부터 5G통신 기술이 소비자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까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LG전자도 이에 발맞춰 5G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을 기점으로 5G 기술을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와 통신장비, 5G 스마트폰 출시 등 3가지가 동시에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관계자는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완성도 높은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해 한국과 미국, 유럽 등 프리미엄 수요가 높은 시장을 시작으로 5G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5G 스마트폰을 통해 5G 기반 산업의 물꼬를 트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5G통신은 기존보다 20배가량 빠른 네트워크로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찰나의 사고를 방지해야 하는 자율주행차나 수백억 개의 기기가 연결돼는 사물인터넷에 필수적 요소다.
5G 스마트폰은 이런 5G 환경의 스마트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최도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초연결시대의 스마트 허브 주도권을 놓고 TV와 스마트폰이 경쟁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사물인터넷 세상의 핵심 콘트롤러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전자는 5G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 가능한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손에 꼽히는 만큼 5G 스마트폰 도입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퀄컴과 손잡고 5G 모뎀칩 사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짐 트랜 퀄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CES 2019’ 찬조연설에서 LG와의 20년 우정을 강조하며 “LG전자와 퀄컴이 협력해 5G 시대를 함께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에서 5G 스마트폰 제품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기반 산업이 본격화하면 전장사업과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 등의 규모도 점차 확대할 수 있다.
특히 5G는 LG그룹이 그동안 공을 들인 자동차 전장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중요하다.
이번 미국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는 퀄컴이 선보인 자율주행 차량용 통신 C-V2X(Cellular Vehicle-to-Everything) 칩셋 기술이 주목 받았는데 앞으로 북미를 시작으로 C-V2X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 기술 (LTE) 기반의 ‘C-V2X 모듈’을 개발하는 등 자율주행차 관련 전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 그룹 전반의 전장사업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LG 관계자는 “5G통신은 스마트폰과 가전, 로봇, 전장 등에서 모두 필요하다”며 “각 계열사가 협력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에게 신사업의 성공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전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만큼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주주와 시장에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5G통신의 개화와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5G 기반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점도 호재다.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에서 성과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