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가 새 회장 선임 절차를 빠르게 밟으며 ‘경영공백’과 ‘외풍’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김기홍 JB자산운용 대표이사와 신창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장이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삼양사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지에 따라 새 회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김기홍 JB자산운용 대표이사(왼쪽)와 신창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장.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2주 만에 김 대표와 신 행장으로 후보군을 좁혔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임용택 전북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각각 내년 3월에 임기를 마칠 뿐 아니라 JB금융지주 사외이사 5명도 모두 내년 3월에 임기를 끝내는 만큼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신속하게 새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선임 절차가 길어줄수록 외부 간섭이 생길 여지도 커진다는 점도 감안했다.
JB금융지주는 이번 주에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뽑는다.
김 대표가 무게감이 더 큰 인물로 평가되지만 신 행장 역시 만만치 않은 경력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1999년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원장의 추천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일하면서 ‘이헌재 사단’ 일원으로 평가받는다.
은행과 보험, 공공 금융기관과 민간 금융회사 등 다양한 업권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신 행장은 김 회장이 두터운 신임을 보내고 있는
임용택 전북은행장이 지주 회장 후보에 오르는 것을 거절하며 힘을 실어준 인물로 알려졌다.
임 행장이 2008년 페가수스프라이빗에쿼티를 세울 때 함께 했으며 그 뒤 임 행장을 따라 J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할 때 김 회장 옆에서 톡톡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유력 후보로 꼽히던 임 행장과 송 행장이 모두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고 의외의 인물들로 평가되는 김 대표와 신 행장이 경쟁하게 되면서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삼양사의 의중에 따라 새 회장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양그룹의 계열사인 삼양사는 JB금융지주 지분 10.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양사는 12일 JB금융지주 주식 687만8153주(406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8.39%에서 1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JB금융지주가 10월에 광주은행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희석된 지분율을 회복하는 것과 동시에 새 회장 선임을 앞두고 지배력을 다지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김한 회장도 삼양그룹의 오너 일가다. 김 회장은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이자 김윤 삼양그룹 회장과 사촌형제다.
삼양사를 제외한 주요 주주들도 대부분 삼양사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2대 주주인 ‘주빌리아시아’(지분율 8.4%)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는 면직물 제조업체인 ‘경방’ 오너 일가의 사위인데 삼양사와 경방은 창업주 세대부터 혼맥으로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싱완드홀딩스(지분율 6.67%), 아시아얼터너티브즈(지분율 3.51%) 등 주요 주주들도 안 대표가 투자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양사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JB금융지주 임추위에도 삼양사측 인사들이 참여하는 만큼 이들이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JB금융지주 임추위는 사외이사 5명과 비상임이사 2명으로 꾸려졌는데 윤재엽 삼양홀딩스 사장과 안상균 대표가 각각 비상임이사와 사외이사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