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11-05 16:43:49
확대축소
공유하기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 건립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사업이 2018년 안에 승인을 받을 수 있을까?
정부가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같은 대규모 복합업무시설의 투자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난색을 나타내고 있는 점에서 승인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2단계로 지원할 방침을 세우면서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이 지원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12월 안에 4조 원 규모를 넘어서는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2단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단계 지원 대상은 지방의 민간 프로젝트 3개로 결정됐다.
기재부가 내놓은 2단계 지원 대상의 예시를 살펴보면 마이스(MICE, 기업회의 관광 컨벤션 전시회) 기능을 갖춘 복합업무시설 건설이 들어가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이 기준을 충족하는 대표적 민간 투자 프로젝트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안에 마이스 시설을 갖춘 국제업무존과 문화관광존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 건설비 3조 원을 비롯해 전체 사업비 1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대규모프로젝트 중심인 2단계 지원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기재부가 민간 투자 프로젝트의 1단계 지원 대상을 내놓았을 때부터 2단계 지원 대상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사업의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단계 지원 대상의 결정 이후 국정감사 답변에서 “민간 투자를 위한 후보 리스트가 더 있었다”며 “구체적 사업은 말하기 어렵지만 계획대로 결정되면 12월에 2단계 지원 대상을 결정해 4조 원 이상이 추가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지으면서 일자리가 대거 늘어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예상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관련 일자리는 전체 122만 명 수준에 이른다.
다만 기재부가 민간 투자 프로젝트의 2차 지원 대상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선정하려면 국토부와 손발을 먼저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아래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가 건설사업을 승인하지 않으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세울 수 없다. 지금까지 관련 안건이 수도권정비실무위에 세 차례 상정됐지만 모두 보류됐다.
수도권정비실무위는 7월 회의에서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건설에 따라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인구 유발’ 효과가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고 기존의 계열사 시설을 관리할 방안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보완 작업을 요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정비실무위의 10월 회의에는 7월 회의 당시 요구했던 보완 작업이 끝나지 않아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건설사업 안건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11월말 회의에 관련 안건이 상정될지 여부도 보완 작업이 끝났는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정비실무위가 11월 회의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건설사업 안건을 올리더라도 다시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월 말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건설사업을 이른 시일 안에 승인해야 한다는 김 부총리의 의견에 반대했다는 말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건설되기 시작하면 유동인구 증가 등을 이유로 인근 지역의 수익 부동산 가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국토부가 9.13 부동산대책 등으로 서울의 부동산가격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방향과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부지가 있는 서울 삼성동 지역에서 최근 5층 빌딩 1채가 1평(3.3제곱미터)당 1억2800억 원에 팔린 사례도 있다. 삼성동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2015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49.2% 올라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