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정호석 롯데호텔앤리조트 대표(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8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롯데어워즈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지주>
[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마다 직접 챙기는 그룹 내부 최고 포상에는 계열사에 전하는 경영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한 해 동안 가장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조직을 격려하는 '롯데어워즈' 행사에서 어떤 조직이 최고상을 받았는지를 보면 신 회장이 그룹 안에서 확산시키려는 성공 방식이 읽힌다. 롯데그룹이 내수 둔화와 주력 사업 성숙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수상 사례는 단순한 사내 미담보다 그룹의 다음 성장 방향을 보여주는 기준에 가깝기 때문이다.
8일 롯데그룹의 최근 6년 롯데어워즈 대상 수상 내역을 종합하면 신 회장이 높게 평가한 성과는 해외 확장, 새 수요 창출, 위기 속 실행력으로 압축된다.
롯데어워즈는 롯데그룹이 고객가치 창출과 혁신, 도전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조직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신 회장이 매년 직접 참석해 수상 조직을 격려해온 만큼 대상 수상 흐름은 계열사에 어떤 성과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수상 사례는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한 조직보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실제 결과로 연결한 조직에 더 높은 평가가 주어졌다는 점을 드러낸다. 롯데그룹이 기존 사업의 방어만으로 성장성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누가 상을 받았는지'는 신 회장이 어떤 실행 방식을 그룹의 본보기로 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두드러지는 흐름은 해외 시장과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낸 조직들이 반복해서 대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올해 대상을 받은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행사 수행 성과를 인정받았다. 정상회의 만찬을 비롯한 주요 행사에서 의전과 케이터링 운영을 맡아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대상은 롯데웰푸드 글로벌전략부문이 받았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시장에서 쌓아온 성과를 인정받으며 국내 식품 시장을 넘어 신흥국 소비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혔다.
2024년 대상 역시 해외 유통 성과였다. 롯데백화점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점을 인정받았다.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 레지던스가 결합한 대형 복합단지를 베트남 시장에 안착시키며 롯데 유통사업의 해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2년 대상인 롯데호텔 양곤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비와 기술 확보, 고급화 전략을 통해 해외 호텔 브랜드 가치를 지켜낸 점을 인정받았다.
최근 6년 대상 가운데 4차례가 해외 시장이나 글로벌 운영 역량과 연결된 셈이다. 신 회장이 국내 소비시장 둔화 속에서 롯데그룹의 다음 성장 기회를 해외와 글로벌 무대에서 찾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식품, 호텔 등 소비재 사업 비중이 큰 만큼 내수 경기와 소비심리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식품 시장 모두 성숙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기존 시장 안에서만 성장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외 수상 사례들은 단순히 해외에 나갔다는 점보다 현지 시장이나 글로벌 무대에서 실제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와 롯데웰푸드 인도 사업은 롯데가 국내에서 쌓은 유통·식품 역량을 성장시장에 옮겨 성과로 연결한 사례다.
▲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왼쪽)와 '새로 살구'. <롯데칠성음료>
두 번째 흐름은 성숙한 시장에서도 새 수요를 만들어낸 조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2023년 대상을 받은 롯데칠성음료 소주BM팀은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앞세워 기존 소주 시장과 다른 소비층을 끌어냈다. 소주 시장은 성장 여지가 크지 않은 성숙 시장으로 꼽히지만 새로는 저당·저칼로리 흐름과 브랜드 차별화를 통해 새 수요를 만들어냈다.
2021년 1회 롯데어워즈 대상도 롯데칠성음료 생수지원팀이 받았다. 생수지원팀은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를 앞세워 생수 시장에서 친환경 패키징 전환을 이끈 점을 인정받았다.
아이시스 ECO와 새로의 수상은 롯데그룹이 기존 시장에서도 다른 방식의 성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생수와 소주 시장에서도 소비 기준을 바꾸면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다.
이 대목은 롯데그룹의 다른 주력 사업에도 적용된다. 백화점과 마트, 식품, 호텔 모두 과거처럼 점포 수와 제품 수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성장성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기존 자산과 브랜드를 새 고객과 새 소비 흐름에 맞게 바꾸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6년 대상 수상 사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해외와 새 수요, 실행력이라고 할 수 있다.
신 회장이 상을 준 조직들은 대체로 새 시장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해외 호텔과 복합쇼핑몰, 인도 식품사업, 제로 슈거 소주, 무라벨 생수, 국제행사 운영은 모두 롯데가 기존 사업 역량을 다른 시장과 다른 고객으로 확장한 사례다.
롯데그룹에 필요한 것도 이 지점에 있다. 새 사업을 검토하고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일보다 이를 실제 매출과 브랜드 가치, 고객 확대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 회장은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혁신과 도전,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강조해왔다. 롯데어워즈 대상 수상 사례는 그 메시지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어떤 조직과 성과에 보상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신 회장은 올해 롯데어워즈에서 "오늘 수상 사례를 통해 우리의 도전 DNA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 우리의 저력을 믿고 과감한 도전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높여달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