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투자증권이 2014년 출범 후 유지해 온 단독대표 체제를 깨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내부 출신과 농협중앙회 측 인사가 함께 대표를 맡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윤병운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 NH투자증권이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면서 윤병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2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4일 이사회에서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이 통과된 뒤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후보추천을 준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12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출범한 뒤 10여 년 동안 단독대표체제를 유지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바뀌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각자대표 체제를 의결했지만 아직 사업부를 어떻게 나눌지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부문으로 사업부를 나누고 각 부문별 대표를 선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가 대형화하고 각 부문별 사업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부를 나눠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IB전문가인 윤병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병운 대표는 2025년 NH투자증권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가 윤 대표 임기 만료 이후 공동대표·각자대표 등 지배구조 전환을 제안하면서 연임 구도에 변수가 생겼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 전환으로 내부 출신과 중앙회 측 인사를 동시에 대표이사로 앉힐 수 있는 선택지가 마련되면서 윤 대표가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 IB사업 대표를 맡아 관련 사업을 계속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각자대표 구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3월 임추위에서 사업부문과 관리부문으로 나눠 정영채 김광훈 각자대표 체제 도입을 검토했지만 단독대표가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논의가 접혔다.
이후 사업 규모와 포트폴리오가 더 커지면서 다시 한 번 지배구조 재설계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종합투자계좌(IMA)를 인가받으며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두 축의 수익 기반을 함께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IMA는 IB 부문에서 발굴한 우량 딜을 WM 채널을 통해 고액자산가 및 일반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NH투자증권이 강점을 가진 기업금융 역량을 자산관리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IMA의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또한 IMA는 기업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만기·위험·수익 구조를 조합할 수 있어, 발행어음보다 상품 설계 자유도가 높고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락인 효과도 크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모두 만기 2년 이상의 폐쇄형(중도해지 불가) 상품으로 출시하며 장기 자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 전환은 윤 대표 취임 후 공들여온 WM 강화 전략을 지배구조 차원에서 매듭짓는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병운 대표는 2024년 12월 디지털 부유층과 초고액자산가(초부유층)를 공략하기 위해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신설했으며 2025년 말에는 리테일혁신추진부를 폐지하는 대신 리테일혁신추진부 아래의 WM사업부와 디지털사업부를 각각 독립적인 책임경영 체계로 전환했다.
각자대표 체제에서는 대표이사 각자가 담당 부문에 대해 독자적인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는 전문성을 살린 신속한 의사결정과 경영 효율성 제고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부문별 실적과 리스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 대표는 2026년 1분기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경영 성과를 입증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8.4% 증가한 475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9.6%로 지난해 1분기(10.4%)보다 9.2%포인트 늘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