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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김범석 동일인 지정 임박, '쿠팡 로비' 미국발 압박에 국힘 엄호 논란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4-24 15: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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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Inc 창업자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미국 정부 압박과 정치권 공방이 맞물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한국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쿠팡 측 입장을 엄호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정치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정위 김범석 동일인 지정 임박, '쿠팡 로비' 미국발 압박에 국힘 엄호 논란
▲ 사진은 쿠팡 김범석 의장이 지난 2025년 1월1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전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인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 특파원단>

24일 공정위 움직임을 종합하면 다음주 공시대상기업집단과 동일인 지정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년 5월1일까지 지정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가장 큰 관심사는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다. 지금까지 공정위는 김 의장 개인이 아닌 법인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는 등 공정위가 제시한 4가지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책임 주체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쿠팡 전직 직원이 3367만3817건 규모의 이용자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의 실질 지배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며 김 의장 지정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른바 '쿠팡 비호’ 성격의 미국발 압박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압박에는 쿠팡 측 로비, 미국 정치권의 이해관계, 국민의힘의 대정부 공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 쿠팡은 미국 내 로비 활동을 강화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상원의 로비공개법에 따른 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1분기 로비 자금으로 178만5천달러(약 26억4519만 원)를 지출했다.

로비 대상에는 미국 △연방 의회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 △재무부 △국무부 △농무부 △중소기업청 △백악관 대통령 비서실 △백악관 부통령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포함된다.

로비 업체들은 “미국의 수출 촉진 및 북미·아시아·유럽 국가 간 무역 및 투자 흐름 증대 노력에 관한 논의”, “한국·대만·일본·영국·유럽연합 등 동맹국과 미국 간의 경제 및 상업적 관계 강화 노력에 관한 논의” 등을 구체적 로비 목적으로 소개했다.

이와 맞물려 미국 정치권에서도 쿠팡을 두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인 공화당연구위원회(RSC)는 최근 한국 정부를 향해 쿠팡 관련 조치를 문제 삼는 입장을 공개했다. 해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쿠팡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RSC 소속 의원 54명은 22일(현지시각)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규제 조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이어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2025년 11월의 민감도가 낮은 데이터 유출 사건을 빌미로, 쿠팡을 상대로 범정부적 공세를 개시했다”며 “우리는 귀 정부가 쿠팡 및 한국에서 영업하는 다른 미국 기업들에 대한 박해를 중단하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안보에 걸린 이권이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당 서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방미 중 만난 인물이다. 아이사 의원은 이재명 정부를 중국과 연계된 좌파 정부로 규정하며 미국 기업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이사 의원은 21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국은 여전히 전략적 파트너이지만 지난 선거에서 중국과 긴밀히 연계된 좌파 정부가 들어섰고 그 정부는 메타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미국 기업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동맹국 대한민국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다. 미국 기업과 미국 시민에 대한 불공정한 표적화를 멈춰라”고 말했다.

장 대표 역시 방미 직후 유사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공정위 김범석 동일인 지정 임박, '쿠팡 로비' 미국발 압박에 국힘 엄호 논란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20일 국회에서 방미 성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쿠팡 사태를 비롯한 이재명 정권의 반미·반기업 정책들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문제의식과 맞물리며 국민의힘이 미국발 압박 논리를 대정부 비판에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특히 방미 일정에서 만난 인물이 관련 서한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처음부터 쿠팡을 엄호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된다. 사태 초기에는 오히려 강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2025년 12월28일 논평에서 “340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초유의 사태에 대해 쿠팡 김범석 의장이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며 “이번 사건은 종이 한 장짜리 사과문으로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과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은 형식적인 문구가 아니라, 쿠팡 최고 경영자가 직접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태세 변화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공세’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수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월26일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에 엄중히 경고합니다. ‘내란 세력’으로 전락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가 경제와 통상 안보마저 정쟁의 볼모로 잡지 마시라”며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을 수호하기는커녕, 도리어 ‘미국 기업’ 쿠팡의 겁박에 동조하며 국회를 윽박지르는 하청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쿠팡 사안을 외교 문제로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대응을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 행정부는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의 신변 보장을 요구했고 JD 밴스 부통령도 1월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쿠팡 관련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는 22일 “안보 논의는 쿠팡 사안과 별개로 진전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관련 이슈가 한미 간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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